몇 년 전만 해도 방송사의 송출환경은 복잡하지 않은 미디어 환경 덕분에 많은 투자와 많은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의 미디어 환경을 보자.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물결에 편승한 뉴미디어와 다양한 채널에 의해 거미줄처럼 얽힌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는 한정된 주파수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KBS는 지상파매체의 최대 서비스 구현을 목표로 송출분야에서는 1975년부터 2002년까지 1076개 사업에 1579억을 투자한 송·중계소 구축 등 방송망 확장사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난시청 해소사업을 추진해 왔다. 또 2005년에는 38억 원을 투입했고, 2006년에도 6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케이블과의 분리 시급한 이유

그럼에도 지형적 여건으로 불가피하게 난시청지역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며, 방송시설 확충에 필요한 가용 주파수자원의 고갈, DTV 전환에 따른 재원부족 등 기존 아날로그 TV에 대한 투자여건이 한계에 직면해 난시청해소에 장애가 되고 있다.

KBS는 정부의 DTV전환 계획에 따라 지난 2000년 수도권 관악산, 남산, 용문산 등 3개 시설을 시작으로 2005년까지 도청소재지와 시군 지역을 중심으로 2842억 원의 예산을 투자해 DTV전환사업을 완료했으며, 앞으로 2010년까지 5606억 원을 투자해 335개소의 송신시설 및 난시청해소를 위한 간이중계소 시설사업을 계획하는 종합적인 DTV난시청해소를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지상파TV방송의 전달을 위한 공시청 설비는 의무화돼 있지만 여러 차례의 규정 변경으로 유선방송사업자와의 공동사용, 훼손, 절단, 노후 등의 원인으로 무료 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TV의 직접수신은 점점 힘들게 됐으며, 방송의 공공성까지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사태에 이르게 됐다. 다행스럽게 공동주택에 대한 공시청 시설개선에 대한 법률개정이 조만간 마무리돼 2007년 이후 신설되는 공동주택에 대한 수신환경은 지금보다는 훨씬 나아지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수신 약전계 지역의 분리배선의 실효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몇 군데 수신전계가 약해 분리배선의 실효성이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전체적인 분리배선을 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케이블TV와의 분리배선으로 세대 내 단자함에서의 절체가 이루어지고, 기축 공동주택의 MATV설비가 복원돼 지상파TV 방송이 무료로 시청자들에게 직접 제공된다면 DTV수신환경의 개선과 급격하게 인상되는 유료방송의 부담감으로부터 시청자들은 자유로울 수 있다.
방송과 정보, 문화로부터 소외 받는 계층에 대한 관심도 지상파방송사의 중요한 과제이다. 이에 대한 해법은 지상파방송사뿐만 아니라 유선, 위성방송사업자, 방송위원회, 정보통신부 등 범국가적인 관심과 대책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난시청해소 주체 따로 있나

KBS와 지방자치단체는 2005년 지상파TV 난시청지역 가운데 케이블TV가 진입하지 않은 지역과 경제적인 형편으로 유료 위성방송도 수신하지 못하는 이른바 절대 난시청세대와 양로원, 고아원 등 공공복지시설을 대상으로 위성을 이용해 방송 접근권을 제공하는 난시청해소사업을 실시해 1만2000세대에게 TV방송을 무료로 수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각계로부터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다.

더 나아가 KBS는 유선, 위성방송사업자, 방송위, 정통부에 ‘소외계층을 위한 수신환경개선사업’을 제안하고자 한다. KBS와 유선, 위성방송사업자, 국가기관이 공동으로 난시청세대에 대한 직접적인 무료시청권을 보장해 주자는 것이다. 각 사업자는 난시청해소용 무료패키지 프로그램과 무료수신장치를 공급·설치해 주고 방송위원회, 정통부는 공적자금을 지원하는 범국가적인 사업의 형태를 갖추어 TV난시청 문제를 해소하자는 취지이다.

이제는 수용자측면인 시청자들의 입장에서 보는 관점을 가졌으면 한다. 융합의 시대에 융합만을 강조하는 것보다는 세분화돼 가는 매체들의 특성을 인정하며, 그로 인해 소외되는 계층들에 대한 대책도 아울러 마련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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