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를 담당하는 기자들이 국내 경기 취재와 관련해 지난해 7월 KBO로부터 숙박비를 지원받지 않기로 결의한 데 이어 10월에는 기자단 차원에서 전지훈련 취재 등 해외출장 비용도 모두 언론사에서 부담하기로 결정했다. 언론계 안팎에선 이같은 ‘결의’가 잘 지켜질지 여부가 관심을 모았다.

프로야구 담당 기자들은 지난 2000년부터 KBO가 지방구단에 숙박비 명목으로 제공해오던 연 3000만원씩의 출장지원 혜택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지난해 7월 초 1진 기자들이 모여 숙박비를 자체적으로 부담하고, 아울러 각종 취재편의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 뒤 8·9월에는 스포츠지를 중심으로 언론사 차원에서 기자들의 출장·취재비 현실화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후 업계에선 이들의 선언이 현장에서 제대로 실천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기자들이 취재편의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개선이 많이 됐다”며 “아직까지 우리 구단을 출입하는 기자들은 숙박비는 모두 자비로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그동안 시즌이 끝난 뒤 구단별로 추진하는 겨울철 전지훈련에 기자들이 동행하면서 구단으로부터 숙식비를 제공받아오던 관행도 없어질 전망이다. 프로야구 기자단은 지난해 10월 1진 모임을 갖고 국내출장 지원뿐만 아니라 해외출장 지원도 받지 않고 자사 부담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구단들도 큰 부담을 덜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예정돼 있는 전지훈련 일정은 이달 하순부터 오는 3월 중순까지로 구단들은 당초 편성해 놓은 취재기자들의 숙박비를 예산에서 없애는 등 기자들의 결정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추가인원에 대한 예비 숙박시설을 제외하고, 기자들에 대한 숙박비는 현재 예산에 넣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외 전지훈련에 동행 취재하는 기자들은 구단별로 일간지 각사당 기자 1∼2명, 스포츠지 각사당 2명, 방송사 각사당 4∼5명이어서 구단 입장에서는 이들 모두에게 제공하는 숙식비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적지 않은 부담이 돼왔다.

최근 언론인의 윤리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야구담당 기자들의 이같은 잇따른 자정결의는 언론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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