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85분 와이드 편성을 처음으로 선보인 MBC 뉴스데스크가 앵커 질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날 뉴스데스크 스튜디오에는 고(故) 장자연씨 문건의 유일한 증언자인 동료배우 윤지오씨가 출연했다. 인터뷰에서 논란이 된 건 장자연 문건에 등장하는 인물의 실명을 밝혀달라는 왕종명 앵커 질문이었다.
왕 앵커는 윤씨에게 “장자연씨가 작성한 문서에 등장한다는 방씨 성을 가진 세 분, 그리고 이름이 특이한 정치인. 이들에 대해 (대검찰청 검찰 과거사) 진상조사단 쪽에 이야기를 하신 거죠? 공개하실 의향은?”이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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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는 왕 앵커 질문에 “지난 10년 동안 일관되게 진술하면서 미행에 시달리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해외에서 귀국하기 전에도 한 언론사가 전화해 제 행방을 묻기도 했었고 오기 전 교통사고도 두 차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씨는 “여러 가지 상황상 말씀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말씀을 드리지 않는 건 앞으로 장기간을 대비한 싸움이기 때문”이라며 “그분들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다. (그분들이) 명예훼손으로 절 고소하면 더 이상 증언자나 목격자 신분이 아니라 피의자로서 명예훼손 배상을 할 수 있다. 그분들에게 단 1원도 쓰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언론에 실명을 직접 밝힐 시 뒤따를 고소와 소송에 우려를 피력한 것이다.
그러자 왕 앵커는 “아니, 피의자가 되는 게 아니라. 이를 테면 피고소인이 될 순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윤씨는 “그분들은 영향력이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라고 난색을 표했다.
왕 앵커는 다시 “그럼 제가 이런 말씀을 드려볼게요. 윤지오씨가 검찰 진상조사단에 나가서, 처음 나가셨을 땐 말씀하지 않으셨다가 이번에 나가서 말씀하시지 않았느냐. 이 명단을. 그렇게 말하는 것과 지금 이렇게 생방송으로 진행 중인 뉴스에서 그분들을 이야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면서도 “이런 생방송 뉴스 시간에 이름을 밝히는 게 오히려 진실을 밝히는 데 더 빠른 걸음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으셨느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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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앵커 질문 이후 앵커 이름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던 상황에서 불이익을 무릅쓰고 증언에 나선 이에게 성접대 인사 실명을 발설하라는 질문과 요구는 도를 넘은 것이라는 지적이다.
MBC 뉴스데스크 측은 19일 본방송에서 왕 앵커 질문 논란에 대한 입장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MBC 내부도 커지는 논란에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