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분야는 이른바 어떤 종목을 맡고 있느냐에 따라 촌지 양상이 천차만별이지만 대체적으로 봉투를 전달하는 경우는 드물고 ‘향응’을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최근 월드컵을 앞두고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축구의 경우는 기자들이 전통적으로 기피하는 이른바 ‘3D 분야’로 꼽힌다. 한 기자는 “축구협회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일선 기자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많다”며 “촌지는 고사하고 교통비나 식대, 숙박비 등도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축구협회의 이같은 자세에 대해 기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편이 아니다. 축구협회가 주요 언론사 기자들은 골프라도 함께 치며 대우를 해주지만 그외의 다른 기자들은 아예 무시하는 등 차별대우를 하고 있다는 불만 때문이다.

프로야구의 경우 일부 구단은 기자들의 ‘편의’ 제공을 위한 예산을 따로 편성해놓고 있다. 한 구단은 5월 개막전을 전후해 평기자 30만원, 데스크급에 50만원을 제공하기도 했다. 지방구단들은 지난해부터 기자들의 숙박비 명목으로 KBO로부터 평균 3천만원씩 제공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 관행은 모든 매체의 프로야구 담당기자들이 지난 7월 일체의 KBO 지원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시행 1년 반만에 사라지게 됐다. 한 구단 관계자는 “기자들이 KBO의 지원을 더 이상 받지 않기로 해 지난달 나머지 잔액을 KBO에 넘겨줬다”며 “촌지를 제공하는 관행도 거의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체육분야 중에서 씨름을 담당하는 기자는 상대적으로 융숭한 접대를 받는다는 평이다. 씨름의 경우 대회가 열릴 때마다 기자들이 빠짐 없이 참가하는 편인데, 교통 숙박 식대 술값 등을 대부분 씨름협회에서 부담해 기자들의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한 기자는 “씨름의 경우 대도시가 아니라 중소도시에서 개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술자리에서도 진풍경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대도시와 같은 단란주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주로 다방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을 동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 기자는 “한번은 광양에서 대회가 끝나고 술자리가 이어졌는데 다방 종업원들이 모두 예약돼 있어 부근에서 아가씨들을 공수해 온 일까지 있었다”고 털어놨다.


■편집자 지난 7월 말 민주당이 출입기자들에게 휴가비 명목으로 촌지를 살포했다는 보도(본지 304호 8월 9일자 1면 참조)가 나간 이후 언론계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연자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91년 11월 보건사회부 기자단의 거액 촌지사건이 한겨레에 보도된 이후 각 언론사가 해당기자들에게 중징계를 내린 것과 비교하면 촌지수수에 대한 불감증이 더 심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촌지문화가 기승을 부리던 5공 등 과거에 비해 상당히 정화됐다고는 하나 아직도 곳곳에서 뿌리깊은 촌지수수가 관행처럼 행해지고 있다.

직접적인 촌지와 더불어 골프접대나 향응제공, 외유 등을 통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는 현재의 언론계 촌지수수 실태를 정치부 사회부 경제부 문화부 체육부 등 언론사의 주요 부서별로 나누어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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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부:일부의원 개별촌지 여전
- 사회부:정부 부처 촌지는 사라져
- 경제부:기업체 1년 서너차례 관행
- 문화부:방송 출입기자, 동행취재 때 술·식사
- 촌지거부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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