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이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 칼럼을 비난하며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에게 ‘주필 파면’을 요구하자 조선일보 기자들은 “의도적 언론 자유 침해”라며 강 의원을 비판했다.
지난달 31일 강 의원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께 보내는 공개편지’란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양 주필을 공격했다. 강 의원은 양 주필 칼럼을 두고 “한겨레신문을 보고 있는지 깜짝 놀랐다”, “청와대 대변인의 협박에 굴복한 조선일보”라며 맹비난했다. 양 주필은 강 의원보다 먼저 조선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강 의원의 입사 선배다.
양 주필은 31일 조간신문에 “북의 비핵화를 믿으면 바보라지만 때로는 바보가 이기는 경우도 있다. 북한 땅 전역에서 국제사회 CVID팀이 체계적으로 활동하게 되면 그 자체로 커다란 억지효과가 있다”고 썼다. 양 주필은 북한이 사실상 핵 보유국이 되더라도 정보, 자유, 인권이 스며들어 체제에 근본 변혁이 올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한국민은 전투에서는 져도 전쟁에서 이기는 전략적 바보가 될 수 있다”고 적었다. 이 칼럼이 한국당 심기를 건드렸다.
앞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 끝난 날, 국정원 팀이 평양으로 달려갔다”는 내용의 지난달 28일자 조선일보 기사를 겨냥한 비판 논평을 냈다. 강 의원은 방 사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양 주필 칼럼이 김 대변인 논평 뒤에 나왔다며 “조선일보가 청와대에 백기 투항을 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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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회는 이런 강 의원 주장에 “본지가 청와대 대변인의 협박에 굴복했다고 말한 것도 본지의 신뢰도를 훼손한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강 의원이 지목한 주필 칼럼 바로 옆에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논평을 비판하는 칼럼이 함께 실려 있다”고 설명했다.
지회는 “칼럼의 필자를 두고 ‘기회주의적 행각’, ‘이중인격자’ 운운한 인신 공격 역시 책임 있는 정치인의 행동은 아니”라며 “더 이상 국회의사당을 더럽히지 말고 ‘파면’이라는 두 글자를 본인에게 적용하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지회는 “조선일보 기자들은 사실 보도에 더욱 더 신중하고 공정보도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그러나 청와대나 야당이 어떤 압박을 하더라도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