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고영주 이사장)에서 현재 안광한 사장 임기가 끝나는 2월 중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2일 오후 열린 방문진 정기이사회에 ‘2017년 MBC 주주총회 일정 논의 건’에 대해 일부 이사들은 방문진 이사진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와 국회에 상정된 방문진법 개정 상황 등을 보고 3월로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9명의 방문진 이사 중 고영주 이사장을 포함해 여당 추천 이사 6명 전원이 관행대로 이달 중 신임 사장을 선임하는 데 찬성해 MBC 신임 사장 공고가 오는 3일부터 13일까지 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방문진 이사회는 MBC 사장에 지원한 후보자들을 16일 3배 수로 압축한 뒤 23일 후보자 프레젠테이션과 면접을 진행한 후 다수결에 따라 신임 사장을 선임하게 된다.

▲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에 위치한 방송문화진흥회.
▲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에 위치한 방송문화진흥회.
여야 6대 3 구성의 방문진 이사회에서 또다시 정권의 입맛에 맞는 ‘낙하산’ 사장이 올 수 있게 된 것이다. 방문진에서 선임된 신임 사장 내정자는 방문진과 정수장학회(김삼천 이사장)의 주주총회 의결을 통해 최종 임명되므로, 사실상 방문진 여당 추천 이사들이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현 안광한 사장이 재차 사장에 지원하면 연임도 가능하다.

이날 사장 선임을 3월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완기 이사는 “방문진 이사회에 대한 도덕적 문제가 의혹으로 제기돼 오늘 안건으로도 올라가 있다”며 “감사 결과를 보고 방문진 이사들의 법적·도덕적 문제가 발생하면 앞으로 3년 임기가 담보된 사장 선임을 방문진 이사회에서 논의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는 또 “방송법과 방문진법 개정안이 임시국회에 올라가 있어 2월 중 논의가 가속화되면 향후 방문진 이사들의 신변 변동도 있을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현재 10기 방문진이 2월 중 사장 선임 신중해야 하고 특별감사 결과를 기다렸다가 3월에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유기철 이사도 “MBC 편파 보도의 1차적 책임은 안광한 사장 등 MBC 경영진에 있지만, 방문진 이사진도 지금 이 시점에서 권한 행사보다는 책임 의식을 느껴야 한다”며 “정관과 세법 범위 내에서 3월 결산 주총 이전에만 사장을 선임하면 문제가 없으니 그때까지 방문진이 조금이라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수의 여당 추천 이사들이 아직까지 방문진 이사회가 아무런 문제 없이 운영되고 있으므로 정치권의 법 개정 논의와는 별개로 사장 선임 일정을 계획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해 이달 중 MBC 사장 선임을 마무리 짓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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