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 연합이 청와대의 지시를 받고 집회를 해왔다는 의혹에 어버이연합이 “청와대 행정관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지시를 받은 게 아니라 협의를 했다는 주장이지만 사실상 의혹을 시인한 것이다. 23일 아침에 발행하는 종합일간지 가운데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는 이 사실을 1면으로 배치했다. 조선일보는 4면에, 동아일보는 10면에, 중앙일보는 8면에 관련 기사를 실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채권단에 자율 협약을 신청하기로 했다. 이에 조양호 회장은 경영권을 포기하게 됐다. 자율협약에 들어가게 되면 채권 금융회사들이 빚 상환을 연기해주고 구조조정을 하게 된다. 한겨레는 이 소식을 전하며 한진해운 구조조정을 앞두고 최은영 전 회장이 본인과 딸들의 보유주식을 모두 팔았다고 밝혔다. 부실책임이 있는 대주주가 손실을 피하려 주식을 모두 매각했다는 ‘도덕적 해이’를 지적했다.
보수신문들이 정부의 지지율 하락에 대해서 일제히 대통령을 비판했다. 2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서 조사한 박 대통령 지지율이 29%로 최하를 기록했다. 새누리당 지지율도 30%를 기록해 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낮았다. 조선‧중앙‧동아일보는 최저지지율의 이유가 총선 이후 민심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며 새누리당 원로가 지적한 친박 해제를 주문했다.
다음은 23일 아침에 발행하는 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국민일보 <조양호, 한진해운 경영권 포기>
동아일보 <野 협조 안구하고…정책 덜컥 발표한 정부>
서울신문 <미래세대 부담덜기 ‘스웨덴식 재정개혁’>
세계일보 <“모셔와서 딴소리…정치인 말 믿지 않는다”>
조선일보 <정부·巨野 '누리예산'서 첫 충돌>
중앙일보 <조양호 손 떠난 한진해운 운명>
한겨레 <한진해운 구조조정 앞두고, 대주주 일가 주식 전량 매각>
한국일보 <백기 든 한진…해운 구조조정 ‘폭풍 속으로’>
‘어버이연합 게이트’ 1면은 경향‧한겨레‧한국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이 최초 보도한 어버이연합과 청와대의 관계 의혹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청와대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실 한 행정관이 어버이연합에 집회 지시를 해왔다는 것이다. 또한 이 자금줄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관계돼있다는 것도 드러났다. 전경련 등에서 받은 자금으로 어버이연합은 탈북자들을 동원해 집회 알바를 해왔다는 것이 골자다.
청와대와 전경련뿐 아니라 국정원과의 관계도 드러났다. 국정원이 국정원의 서울시공무원 유우성 간첩조작사건 당시 증거를 제시한 한 탈북자에게 500만원을 줬다고 알려졌다. 이 탈북자는 재판에서 어버이연합을 통해 국정원에 자료를 주라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 내용은 23일자 한겨레 사설에 실렸다.
어버이연합의 실질적 운영은 맡아온 추선희 사무총장은 22일 “지시가 떨어지면 경쟁이 붙는다”고 말했다. 지시가 실제로 있었고, 어버이연합 외에 다른 보수단체에도 지시를 해왔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JTBC 인터뷰에서 추 사무총장은 “2014년 무료급식 지원을 받으려 공모했는데 개인은 안 된다고 해서 사단법인으로 돈을 받았다”고 밝혔다. 여기에 사단법인으로 선교재단이 끼어있다는 것도 알려졌다. 청와대 측은 의혹을 부인했다. 전경련 측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명 ‘어버이연합 게이트’ 사건에 정치권에서도 “사실이라면 있을 수 없는 정치공작이며 정경유착”이라며 진상조사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총선 이후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이 공동으로 나설 모양새다. 특히 더민주는 당내 ‘어버이연합보 진상조사 TF’를 꾸리기로 했다. 국민의당도 진상조사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정의당 역시 국회 상임위 등에서 진상조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전경련의 지원이 2가지 이유로 불법성을 띨 수 있다고 보도했다. 8면 기사에서 한겨레는 “전경련이 이사회 의결 등 합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돈을 지원했다면 회원사인 기업들에 부당하게 손해를 끼친 혐의로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이라며 “선교재단 계좌가 사실상 어버이연합의 차명계좌로 드러난 가운데,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금융실명제법) 위반과 조세포탈 혐의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진해운 손 떼는 조양호 회장…전 회장은 구조조정 이전 주식 팔아
한진 해운이 22일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한진해운은 채권단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됐다.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자의 3남인 조수호 회장 이후 경영권을 넘겨받은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도 손을 떼기로 했다. 조수호 회장이 타계한 후 부인인 최은영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고 이후 시아주버니인 조양호 회장이 경영권을 받았다. 조양호 회장은 대한항공을 통해 한진해운에 1조원 이상 투자하면서 한진해운을 회생하려했지만 실패했다.
이 과정에 앞서 한진해운의 전 회장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과 두 딸이 보유하던 한진해운 주식 76만 3927주, 약 25억 어치를 전량 매각했다.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리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피하기 위해 주식을 팔았을 거라는 의혹이다.
금융당국은 최 전 회장 일가의 주식 처분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은 아닌지 조사 중이다. 유수홀딩스 측은 “지난해 5월 공정거래위원회에 한진그룹과 계열분리 신청을 하면서 당시에 주식을 전량 매각하겠다고 미리 보고했다”고 밝혔다.
정부 출범 이후 지지율 최하, 보수신문 판박이 사설 내놓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과 새누리당 지지율이 각각 29%, 30%로 정부 출범 이후 최하를 기록했다. 부정적 응답자는 두 배인 58%였다. 23일 조선‧중앙‧동아일보는 사설로 일제히 지지율 하락을 언급하며 박 대통령에게 변화를 주문했다. 새누리당 원로의 쓴 소리를 받아들이라며 세 신문은 판박이 사설을 내놓았다.
또한 조선일보는 대통령이 선거 후 민심관리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박 대통령은 선거 닷새 후인 지난 18일 "민의(民意)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어중간한 말 한마디를 한 뒤 어떤 수습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만약 이렇게 시간을 끌어보겠다는 생각이라면 그것은 지나치게 안이하다. 점점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어 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지지율 추락한 박 대통령, 친박-비박 계파청산 선언하라’사설에서 “원로들로 구성된 새누리당 고문단이 이구동성으로 “박 대통령이 먼저 계파 청산을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은 옳은 처방“이라며 21일 박 대통령 주재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야당 의견을 묻지 않고 법안 처리한 것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