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현역 20% 컷오프 명단을 발표하면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기계적인 심사 점수를 기준으로 컷오프시키면서 희생양이 나오고 있다는 반발이다. 홍의락 의원의 경우도 당내 기반이 전무한 대구 지역에서 지역 활동에 매진해왔는데 컷오프 됐고 탈당을 선언했다. 

홍 의원은 2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당이 대구를 버렸다. 참담한 심정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의신청은 의미가 없다. 즉시 탈당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지난 2012년 총선 비례대표 공천을 받고 국회에 입성했다. 지난 2004년 열린우리당 중앙위원, 2008년 경북도당위원장을 지냈고 2010년 민주당 경북도지사 후보로 출마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을 역임했다.

홍 의원은 대구 북구을에 출마해 김부겸 의원과 함께 대구지역 보수 텃밭의 표심을 일궈왔다. 김 의원의 경우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의 대결 구도에서 앞선 결과가 나오는 등 당선가능권에 있으나 홍 의원의 경우 당선 가능성이 낮다. 홍 의원은 대구 지역 출마 이유로 "대구경북에서 야당 후보가 15% 이상의 득표를 할 수 있는 정치적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 다음 대선에선 대구경북에서 100만 표차를 줄여야 이길 수 있다는 확신으로 여권의 심장부인 대구에 터를 잡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 지역에서 전략적인 득표를 얻어 발판을 마련하면 비록 낙선을 하더라도 대통령 선거에서 대구 경북 지역에서 100만 표차를 줄이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게 홍 의원의 주장이다.

홍 의원은 "비록 당이 저를 버렸지만 멈출 수가 없다. 의연하게 제 길을 가겠다"며 "무소속 후보로서 대구 정치의 균형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비례대표이긴 하지만 대구 경북 지역에서 유일한 현직 야당의원으로 남아있었고, 지역구 출마는 당선 가능성을 떠나 야권의 도전이라는 상징적인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홍 의원의 컷오프 탈락 소식을 전해지자 '누구도 도전하지 않은 대구 지역의 후보까지 떨친 건 당의 전략적 판단이 없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 홍의락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홍 의원실 관계자는 "경선 지역도 아니고 대구 출마 후보자를 배제시킨 것은 상식적으로 봤을 때 물의"라며 "이의신청을 했다가 중앙당이 번복해 복귀하는 모양새도 우습다. 차라리 무소속으로 출마하라는 여론도 많다"고 말했다.

컷오프 심사는 비례대표의 경우 의정활동 평가 70%, 다면평가 30%로 이뤄져 있다. 점수화된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홍 의원은 상임위 출석률, 법안 발의건 등 세부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비례대표 의원의 평가 중 지역(대구)에서 장시간 동안 활동한 것에 대한 평가는 전무했다. 대구 지역 같은 특별한 상황이 배제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이 탈당 절차를 완료하면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108석에서 107석으로 줄어든다. 비례대표는 소속당 탈당 즉시 의원직이 상실되기 때문에 홍 의원은 탈당 후 원외 인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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