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더 네이션’ 팀 셔록 기자에게 전화해 항의한 데이어 한국 정부에 비판적인 사설을 쓴 언론에 잇따라 전화해 외압을 행사하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발행하는 코리아익스포제는 지난 10일 “지난주 외교부 직원이라고 소개한 사람의 전화를 받았다”는 내용의 구세웅 대표 기사를 공개했다. 

구세웅 대표는 상대방이 외교부 직원이라고 밝힌 뒤 30분 후에 다시 통화하자고 했으나 이후 다시 통화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1월2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즈에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노동개혁을 비판하는 칼럼을 기재한 후 외교부 직원이 이 같은 전화를 한 것으로 짐작했다.

구세웅 대표는 지난달 23일 뉴욕타임즈에 '한국 정부의 역사 교과서 세탁'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사설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그가 속한 새누리당이 과거를 세탁해 보수 정권의 명분을 강화하려 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정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박근혜 정부의 교과서 국정화 조치는 위안부 동원 등 전쟁 범죄에 일본의 책임을 물으려는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는 셈이다”고 비판했다. 

구세웅 대표는 이런 짐작의 배경으로 “뉴욕타임스가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사설(11월19일자)을 실은 후 한국 정부의 심기가 불편해졌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라는 한 외신기자의 전언을 덧붙였다.

구세웅 대표는 또 반론 성격으로 김기환 뉴욕 총영사가 뉴욕타임스에 게재한 ‘편집자에게 보내는 편지’에 대해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해당 기고는 오히려 “기만적인 ‘노사정 대타협’이라는 말로 노동자 해고를 쉽게 할 수 있도록 한 노동개혁안을 밀어붙이고 있는 점, 정부 입맛대로 역사 교과서 내용을 쓰겠다는 점 등이 재확인 됐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 코리아 엑스포제에 등록된 '현 한국 상황을 둘러싼 말의 전쟁' 기사 화면 캡쳐.
 

 

더불어 구세웅 대표는 한국 정부가 “한국, 독재자의 딸이 노동자를 탄압하다” 기사를 쓴 ‘더 네이션’ 팀 쇼락 기자와 편집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국내 언론이 정부와 기업 통제를 받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런(쇼락 기자에 대한 외압) 폭로는 국내 표현의 자유에 대해 음울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구세웅 대표는 한국 정부가 기고를 통해 해당 내용을 반박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협박이나 손상 전략을 쓰는 대신 합리적인 방법으로 비판적 사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는 점에서 “긍적적인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구세웅 대표는 “이런 종류의 대화가 외국 신문 지면을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이 슬프다”며 “국가 중대사를 두고 정부를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유일한 방법이 정부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를 해외 독자에게 해야 한다는 사실은 그야말로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구세웅 대표는 그러면서 “현재 한국의 탄압적인 분위기가 2017년 12월 대선까지 계속 악화할 것”이라며 “정부가 모든 분야의 언론과 작가와 함께 건설적인 대화에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끝맺었다.

해당 글을 올린 구세웅 대표는 현재 휴가 중이며 관련한 인터뷰 요청은 모두 거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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