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이 대한민국 각 분야 전문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열독하는 언론매체로 ‘네이버’가 꼽혔다. 네이버가 열독매체 1위를 차지한 것은 시사저널이 지난 1989년 설문조사를 시작한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시사저널이 지난 21일 발표한 ‘2015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언론 분야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가장 열독하는 언론매체로 응답자 22.2%가 네이버라고 답해 지난해 4위였던 네이버가  1위에 올랐다. 이어 조선일보가 2위(20.5%)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1위였던 한겨레는 3위(18.7%)로 떨어졌다. 

가장 열독하는 매체 외에도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와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 문항에도 네이버(영향력 3위·신뢰도 6위)와 다음카카오(영향력 7위·신뢰도 10위) 모두 순위권 안에 있어 포털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특히 신뢰도 조사에서 네이버는 지난해(9위)에 비해 3계단이나 올랐고, 다음도 10위로 순위권으로 진입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 순위에서 네이버는 지난해와 같은 3위로, 다음카카오는 지난해 10위에서 7위로 상승했다. 가장 열독하는 언론매체 순위에서는 네이버가 지난해 4위에서 1위로, 다음카카오가 지난해와 같은 5위를 차지했다. 

   
▲ 시사저널이 발표한 ‘2015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언론 분야 조사결과. 사진=시사저널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매체 직접 접촉이 줄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네이버 열독률 1위는 언론사가 포털에 기사를 제공하면서부터 예견된 일이었다”며 “포털 1위인 네이버가 미디어 전체를 좌우할 수 있는 매체가 됐다는 것”이라 분석했다. 

이어 김 교수는 “최근 새누리당 등 정당이 이야기하고 있는 포털의 불공정성은 왜곡된 주장일 수 있지만 포털의 영향력이 커진 매체가 된 상황에서 포털이 경각심을 가져야 할 상황”이라며 “포털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확실하게 공론화해서 대책을 찾지 않으면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 순위는 1위 KBS(55.8%), 2위 조선일보(41.0%), 3위 네이버(30.1%) 순이었다. 이어 MBC(18.8%)와 JTBC(15.8%)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다.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 순위는 KBS가 26.7%로 1위, 한겨레가 24.8%로 2위, JTBC가 23.6%로 3위를 차지했다. 4위는 경향신문(16.1%), 5위는 조선일보(12.3%) 순이다. 

지난해 한겨레가 신뢰도와 열독률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2관왕을 차지했던 것과 달리 올핸 영향력(9위)에선 그대로인 채, 신뢰도(2위)와 열독률(3위)로 하락세를 보인 것도 특징이다. 

   
▲ 시사저널이 발표한 ‘2015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언론 분야 조사결과. 사진=시사저널
 

이에 대해 김서중 교수는 “작년 세월호 사고처럼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이 터질 때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높은 한겨레가 약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영향력이 높은 매체에 신뢰도까지 호의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것이 올해의 현실”이라며 “만약 메르스와 같이 특정 사건 몇 가지를 놓고 신뢰도를 비교한다면 전체적인 신뢰도 순위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부문에서는 11년째 손석의 JTBC 보도담당 사장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손석희 사장을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62.4%로, 2위를 차지한 김대중 조선일보 고문(5.0%)과 압도적인 차이인 것을 알 수 있다. 3위에서 10위에 오른 언론인들도 모두 대중적 인지도라고 보기는 어려운 수치다. 조대현 KBS 사장과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모두 4.6%의 비율로 공동 3위에 올랐다. 5위는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2.2%), 6위는 안광한 MBC 사장(1.5%), 7위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0.9%), 8위는 주진우 시사인 기자(0.8%), 9위는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0.8%), 10위는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0.6) 순이다. 

이번 조사는 ‘시사저널’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10개 분야(행정관료·교수·언론인·법조인·정치인·기업인·금융인·사회단체인·문화예술인·종교인) 전문가 100명씩 총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7부터 지난 4일까지 전화면접으로 실시했다. 자세한 설문조사 내용은 시사저널 1353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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