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기 KBS 보도국장이 현재 출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 측이 새정치민주연합 측에 보낸 자료에 따르면 백 국장은 과도한 업무와 이에 따른 스트레스로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져 현재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에서는 백 국장이 허리통증으로 인해 병원에 입원했다는 말도 들린다.

백 국장은 지난 11일 오후 3시 경 KBS 차량을 이용해 청와대를 방문, 청와대 관계자와 접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후 백 국장은 12일 보도국장에 임명됐다. KBS 노동조합(위원장 백용규)은 13일 “불과 이틀 전 KBS사장이 청와대 하수인임을 만천하에 공표한 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후임 보도국장 인선까지 노골적으로 개입했다”며 청와대 개입설을 제기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이 KBS 측에 길환영 KBS 사장의 차량 운행일지와 KBS 보도국장의 배차기록부, 백 국장이 5월 11일 만난 인사와 해당 자리에서 사용한 영수증 등 자료를 요구했는데, KBS 측은 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서 백 국장이 입원했다는 사실을 전한 것이다.

   
▲ KBS가 새정치민주연합 국회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민희 의원에게 보낸 답변서. 사진=최민희 의원실
 
최 의원이 1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KBS는 “길환영 사장의 차량 운행일지와 백운기 보도국장의 업무차량 이용내역은 KBS의 경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가 불가하다”며 “공개될 경우 당사자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도 있어 제출할 수 없다”고 밝혔다.

KBS 측은 이어 “KBS 임직원의 각종 업무활동에는 경영·영업 비밀에 해당되는 사항이 포함돼 있어서 상세히 공개할 수 없으며, 백운기 국장은 최근 과도한 업무와 이에 따른 스트레스로 건강이 급속히 나빠져 현재 병원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고 연락도 이뤄지지 않는 사황”이라며 “(자료) 제출이 곤란함을 양해해달라”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위원장 권오훈) 측 관계자는 “백 국장이 어제인지, 그제인지 지팡이를 짚고 출근했다는 얘기를 들은 바 있다”며 “허리 통증이 심하다고 해서 3일 동안 휴가를 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정확한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 백운기 KBS 신임 보도국장
 
최민희 의원은 이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백 국장은 세월호 유족들이 KBS에 왔을 때 유족들 앞에서 냉소로 일관해 유족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린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랬던 사람이 KBS가 끝을 모를 정도로 침몰하고 있는 비상상황에서 어떻게 스트레스로 건강이 나빠져 병원에 입원하고 연락조차 되지 않을 수 있나”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공영방송 사장의 차량 운행일지와 보도국 간부의 업무용 차량 이용 현황이 어떻게 ‘경영·영업상의 비밀’에 해당될 수 있는지 황당함을 금할 수 없다”며 “국회의 피감기관인 KBS가 국회에 사장의 차량일지 제출조차 거부할 정도로 안하무인이니 세월호 유가족이나 일반 시청자의 분노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이에 대해 “KBS가 이토록 오만방자한 태도로 나오는 배경은 새누리당의 비호 때문”이라며 “청와대가 곤경에 처할 때는 공영방송 사장을 득달같이 불러 세우더니, KBS 문제를 따지자는 상임위는 거부하는 새누리당을 강력 규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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