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서울시장 후보가 박 대통령이 자신에게 출마를 권유했다는 폭탄 발언을 했으나 방송뉴스가 이를 하나의 해프닝 취급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략공천 논란은 매우 중요하게 보도했다는 내용의 공정보도감시단 보고서가 나왔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8일, 4월 25일~5월 5일 간의 KBS·MBC·SBS·YTN 등 방송4사의 종합저녁뉴스와 종편4사의 메인뉴스 및 시사토크프로그램, 조선·중앙·동아·문화일보, 한겨레·경향신문 등을 모니터한 9차 보고서를 발표했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지난 2월 24일 지방선거 D-100일을 맞아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 주도로 출범했다.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2일 후보 정책토론회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제 출마를 권유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전 총리에게 선거 출마를 권유했다는 폭탄 발언이었다. 또 다른 예비후보인 이혜훈 최고위원이 “핵 폭탄 아니냐. 대통령은 선거 중립에 엄정한 의무를 지고 있다”며 선거중립 위반으로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됐던 노무현 전 대통령 사례를 들었다.

하지만 방송뉴스는 김황식 후보의 폭탄 발언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방송뉴스는 이 사안을 새누리당 예비후보 간의 경쟁 속에서 나온 ‘박심(朴心) 해프닝’으로 처리했다. 혹은 새정치민주연합의 광주지역 전략공천과 엮어서 보도했다.

김 후보의 발언이 있었던 지난 2일 JTBC와 채널A가 관련 뉴스를 보도했다. 하지만 두 방송 모두 박 대통령의 선거 개입에 초점을 두지 않고 이 문제를 경선 과정에서의 공방으로 바라봤다. 3일 KBS와 MBC도 관련 내용을 다뤄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광주광역시장 전략공천 문제를 더 비중있게 보도하면서 보도 말미에 김 후보 발언을 같이 끼워넣었다.

KBS는 4일에도 관련 내용을 보도했지만, 초점은 ‘박심’ 논쟁이었고,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략공천 논란이 주를 차지했다. YTN 역시 4일 <김황식, 또 ‘박심’ 발언에 반발>에서 관련 뉴스를 다뤘지만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초점은 ‘박심’ 논란이었다. MBC는 5일 보도에서 관련 소식을 “박심 논란은 일주일 남은 경선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는 멘트로 정리했다. SBS는 아예 김 후보의 발언 내용을 전하지 않았다.

방송뉴스는 새정치민주연합 윤장현 후보 공천논란과 관련한 내용은 매우 비중있게 보도했다. 3,4일에는 KBS, MBC, SBS, YTN, JTBC, TV조선 등이 모두 관련 뉴스를 다뤘다. 특히 채널A는 3일 세 꼭지에 걸쳐 관련 뉴스를 전하고, 4일에도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5일에도 MBC가 한 꼭지, 채널A가 두 꼭지에 걸쳐 보도했다. 보고서는 “전략공천의 문제는 여야 모두 비슷하게 갈등이 되고 있지만 유난히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략공천만을 흠집내려고 방송사들이 총동원된 인상을 준다”고 평가했다.

특히 채널A는 봇물 터지듯 관련 소식을 전하며 ‘내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채널A는 5일 <광주 ‘반발 단일화: 폭풍 부나>에서 “탈당한 두 무소속 후보들이 단일화하면 전략 공천한 당 후보가 질 수도 있다는 관측에 지도부가 전전긍긍하고 있다”며 “새정치민주연합이 전략공천의 정당성을 설득하지 못할 경우 광주 시장 선거 승리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매우 감정적인 엥커멘트”라며 “기자 마음대로 선거 결과를 관측했다”고 비판했다.

   
▲ 5월 5일자 채널A 종합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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