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목사 불륜의혹을 제기한 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바로세우기 장로기도모임(이하 장로모임)이 ‘빠리의 나비부인’ 저자 정귀선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정씨가 지난 1월 7일 장로모임 장로들을 고소한 데에 따른 맞고소이다.

장로모임은 지난해 11월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조용기 목사의 내연녀였다가 배신당했다는 내용으로 정씨가 쓴 ‘빠리의 나비부인’의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며 “당시 책이 출간되자 장로들이 정씨에게 15억을 주고 이를 무마시켰다”고 주장했다. 조 목사가 정씨에게 써줬다는 차용증도 공개했다.

이에 정씨는 1월 7일 서울 북부지방검찰청에 장로모임 소속 김대진, 김석균, 하상옥, 박성태 장로와 이종근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 이진오 더함공동체 목사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정씨는 고소장에서 “(빠리의 나비부인은) 소설이며 허구”라며 “합석한 장로들이 같이 촬영된 사진도 있는데 기자회견에서는 조 원로목사와 (단둘이) 촬영된 사진만 배포됐다. 의도적으로 연인 사이인 듯 호도하기 위한 것으로 단둘이 만난 사실은 없다”고 기자회견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정씨의 고소는 이종찬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와 정씨의 만남으로 가능했다. 지난해 12월 22일 이종찬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는 프랑스 파리에서 정씨를 만나 ‘빠리의 나비부인’ 책 내용이 허구라는 사실 확인서와 민형사상 조치를 위임하는 위임장, 신분증 사본 등을 받았다. (관련 기사 : <국민일보의 반격…“조용기 불륜 없었다”?>)

장로모임은 “(불륜 의혹을 폭로한) 당시 기자회견은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한 공공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였을 뿐 누구를 비방하거나 모함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으며 발표한 내용은 수집한 자료에 의하여 확인된 객관적 사실에 입각했다”며 “피고소인 정씨는 마치 고소인들(장로모임)이 자신을 비방하고자 고의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훼손을 저지른 것인 양 검찰에 허위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고소 취지를 밝혔다.

   
▲ 지난해 12월 17일 방영된 PD수첩 갈무리
 

장로모임은 불륜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정귀선씨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정씨가 ‘빠리의 나비부인’ 출간 한 달 뒤인 2003년 11월 중순 모 언론사 기자와 약 28분 간 통화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서 기자가 “조 목사님을 보호하기 위해 이름을 밝히지 않은 것이냐”고 묻자 정씨는 “이름을 밝히고 나면 골치 아프다. 이름은 안 밝혀도 뻔히 다 알고 있으리라 생각을 하고, 일부러 이름을 밝힐 필요가 있나 해서 안 한 것”이라며 “책 내용을 보고 기자님뿐만 아니라 다들 알고 있으니까”라고 대답한다.

정씨는 “증거는 책에 나온 대로 다 갖고 있다”며 자신이 조용기 목사가 선물로 준 옷가지와 시계 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정씨는 “옛날에 나한테 돈을 줄 때 봉투에 자기 필적을 썼다. 내 이름을 한문으로 써 가지고 사인해 준 것도 있고, 서울에 들어갔을 때 보낸 꽃다발에 쓴 글도 가지고 있고, 호텔 다닐 때 받은 영수증도 가지고 있다”며 “그것들은 내가 쓴 책 내용이 그대로(사실)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녹취록에 따르면 정씨는 “순복음 교인들이 반성을 해야 한다”는 발언도 했다. 정씨는 “다른 여자들도 나처럼 당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나야 외국에서 살고 이렇게 터를 잡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청소 좀 시키고 싶었다”며 “조용기 목사님, 물론 내가 그동안 많이 사랑했던 분인데 자기 차림만 차리고 모르겠다고 딱 닫아버리는데, 뭐 때문에 그 사람을 위해 하고 싶은 말을 못하고 살겠나”고 말한다.

장로모임은 “해당 통화를 녹음한 음성파일을 확보하고 있으며, 추후 음성파일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귀선씨는 18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두 번이나 사랑에 실패했기 때문에 소설 속에서라도 보상받고 싶었다. 어느 교회 누구인지 특정하지 않았다”며 “당시 한 기자가 국제전화를 걸어와 5분 정도 통화했다. 사실이냐고 물어봐서 마음대로 생각하라 그랬다, 어차피 소설이니 상관없다고 여겼다”고 말했다. 이어 정씨는 “물의를 빚은 데 대해 한국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 조 목사와 성도들께 엎드려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 <정귀선 씨 “내 소설로 피해 입은 한국교회에 사과”>)

   
▲ 18일 국민일보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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