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콘텐츠 유통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스트리밍이다"

인터넷 통신 속도가 빨라지고 스마트 기기가 보편화되면서 다운로드보다 스트리밍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현재 스트리밍 서비스는 기존 음악, 영상을 넘어 전자책 등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임하늬 로아컨설팅 책임연구원은 24일 서울 역삼동 포스틸타워에서 로아컨설팅 주최로 열린 '2014년 비즈니스 플랫폼 데이'에서 이 같이 밝혔다. 미디어 콘텐츠의 미래에 대해 발표한 그는 '스트리밍'과 '오리지널(자체제작) 킬러 콘텐츠'를 강조했다.

음원 청취는 영상 시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데이터 전송량이 작아 스트리밍이 보편화되어 있다.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1998년 이후 미국 음반시장에서 CD 음반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으나, 반대로 디지털 음원시장은 2004년부터 큰 폭으로 성장했다.

특히 앨범이 아닌 개별 음원별로 판매량의 성장이 눈에 띈다. 수익 면에서 보면 CD 앨범 등의 판매가 줄면서 수익이 감소하고 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의 보편화로 전체 음반시장의 수익도 조금씩 회복되는 모양새다.

   
▲ 1998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 음반시장의 수익 변화 그래프 ⓒ허핑턴포스트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도 스트리밍 서비스에 뛰어들고 있다. 애플은 2013년 9월 아이튠즈 라디오를 출시했고,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Spotify)도 같은 해 12월 무료 인터넷 라디오 형태의 셔플(Shuffle)을 내놨다.

스트리밍이 음원시장에만 머무르는 것도 아니다. '전자책시장의 스포티파이'를 노리는 오이스터(Oyster)는 월 9.95달러(약 1만1000원)에 10만권의 전자책을 무제한으로 읽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에선 월 구독료를 내면 유아용 전래동화를 스트리밍으로 이용할 수 있는 스피카부스(Speakaboos)도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 외에 다양한 기기도 스트리밍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임 연구원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는 게임기의 역할을 뛰어넘어 미디어 스트리밍, 스카이프 등 기능을 추가해 가정용 미디어 허브로 자리매김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기기로 주목받는 구글 글래스는 지난해 말 음성으로 음악을 찾아 감상할 수 있는 구글 뮤직 서비스 기능을 추가했다. 이 스트리밍 서비스의 월 이용료는 10달러다.

   
▲ OTT 사업자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 CBS는 지난 7월 이 드라마가 에미상 후보로 선정된 소식을 ‘역사적인 사건’으로 보도했다.
 
또한 임 연구원은 향후 미디어 콘텐츠 시장에서 '오리지널 킬러 콘텐츠'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흐름은 미국의 OTT(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ver the Top)사업자 넷플릭스가 지난해 자체 드라마를 제작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넷플릭스가 지난해 2월 방영한 '하우스 오브 카드'는 엄청난 인기를 끌어 65회 에미상에서 감독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넷플릭스가 만든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어레스티드 디벨롭먼트' 등의 드라마도 좋은 결과를 얻었고, 경쟁사인 아마존과 훌루도 자체 콘텐츠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아마존은 '아마존 스튜디오' 서비스를 통해 시청자의 시나리오를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하는 실험적인 시도를 하고 있다.

유튜브도 '유튜브 스페이스'라는 동영상 제작 스튜디오를 미국 LA와 일본 도쿄 등에 건립해 유튜브 내 유명 채널들이 좋은 영상물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방송사에 못지않게 온라인용 영상물의 수준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미국 영화사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SKG'는 지난해 10대를 주 대상으로 하는 유튜브 채널 어섬니스 TV(Awesomeness TV)를 3300만달러에 인수했다. 기존 미디어 업체들이 온라인 방송의 실력을 인정한 것이다. 

임 연구원은 "플랫폼 사업자의 등장으로 콘텐츠 사업자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지만 킬러 콘텐츠의 중요성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영 로아컨설팅 대표는 "이제 플랫폼 사업자들은 양면 시장의 고객을 연결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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