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용산 역세권 개발 사업, 어제 아침까지만 해도 극적 회생하는가 했는데 결국 부도가 났네요.

= “개발이익을 노린 부나방 같은 민간 업체들과 과시성 개발 프로젝트를 밀어붙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과욕이 불러일으킨 재앙이다.” 오늘 아침 한겨레 평가입니다. 황량한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사진을 1면에 실은 신문들이 많습니다. 잔뜩 먹구름이 끼어있고요.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가 이자 52억원을 입금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게 됐습니다. 2006년 사업을 시작한 지 7년 만이죠.

1-1. 서부 이촌동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보게 됐다고 하네요.

= 한때 강제수용 안 된다는 현수막이 나붙어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강제수용하라는 현수막이 나붙기 시작했습니다. 이 지역은 지난 6년 동안 거의 집이 팔리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허물 동네고 서울시가 2007년 8월 말 이후 입주자는 보상을 안 하겠다고 했으니까요. 집을 살 사람도 없고 팔 사람도 없었던 겁니다. 이 때문에 보상을 기대하고 평균 3억4000만원 이상을 금융권에서 대출받아 생활비·학자금 등으로 썼다고 하는데요. 대출 이자가 연체된 가구도 적지 않다. 사업 무산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주민들의 주택이 대거 경매에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제2의 용산참사 이야기도 나옵니다.

2. 학교 폭력도 계속 이슈인데요. CCTV가 무용지물이라고요.

= “누군가가 하루 종일 CCTV에서 눈을 떼지 않는 이상 학교 폭력 정황을 포착하기 어렵다”고 동아일보에 한 학생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누가 CCTV 앞에서 폭력을 행사하겠느냐”고 하네요. 박근혜 대통령이 CCTV 화질을 100만 화소로 높이라고 했다는데요. 정작 교사들은 지나가다 가끔 들여다볼 뿐이라고 하죠. 어제 투신한 학생은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이상이 감지됐는데 2차 상담에서 소홀하게 다뤘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평소 밝고 인사성이 좋은 모범생으로 알려져 2차 검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학생이 졸업했던 중학교는 학생 888명 가운데 조사에 응한 616명 조사에서47명이 학교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47명에는 해당이 안 되는데요. 드러나지 않은 학교폭력이 훨씬 더 많다는 이야기겠죠.

3. 초등학교 처벌 서약서 논란, 이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 “학생신분에 어긋난 행위를 했을 경우 어떤 처벌도 감수하겠다.” 한 초등학교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처벌 서약서’를 받아내 논란입니다. 노컷뉴스 보도인데요. 4~6학년 학생들에게 A4용지 1장 분량의 서약서를 나눠준 뒤 학부모 서명까지 받았습니다. 학부모들은 “최근 교권 위기라고는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학교가 아이들을 잠재적인 문제아로 인식하고 있어 불쾌하다”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학생의 인권 보호와 생활지도 방법으로 ‘그린마일리지 제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빚어진 듯 하다”는 게 해명인데요. 처벌이 능사가 아닐뿐더러 이런 방식이 애들에게 먹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4. 정치권 소식 넘어가 볼까요. 어제 차관급 인사가 있었죠?

= 차관 20명 가운데 18명은 관료 출신이어서 전문성과 조직 안정을 고려한 인사라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박 대통령의 공약인 ‘대탕평 인사’와 ‘여성 우대’는 어디 갔냐는 비판도 있습니다. 여성은 두 명 밖에 안 되네요. 특징은 내부 인사 대거 발탁과 서울대 및 고시 출신의 약진입니다. 20명 중 외부 인사는 나승일 교육부차관과 정현옥 고용노동부 차관 2명 뿐이고요. 내각에 이어 차관 인선에서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사격 선수 출신의 박종길 태릉선수촌장이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으로 내정됐는데 나이가 67세, 20명 가운데 가장 많고 유진룡 문화부 장관보다 열 살 더 많습니다.

5. 노원병 출마설이 돌았던 이준석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출마에 관심 없다고 했네요.

= “관심이 없다”며 “출마에 대해 아직 심각하게 고민해본 적 없다”고 말했습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이기는 카드’로 맞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홍정욱·나경원·원희룡 전 의원 등 기대주를 내세운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겁니다. 허준영 전 경찰청장이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원병 보선 출마를 선언했고요.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와 노회찬 전 의원의 부인이죠. 김지선씨도 예비 후보 등록을 마쳤습니다.

6. 박근혜 대통령, 4대악 척결을 지시했는데 뭔가 살벌하네요.

= 조선일보는 1면에 박 대통령이 마트에서 카트 끌고 있는 장면을 사진을 내걸었습니다. 4대 사회악이란 건 성폭력과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을 말하는데요. 불량식품 제조·판매업자에 대해 최저형량제와 이익몰수제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이동통신시장의 보조금 과당 경쟁이 도를 넘어섰다고 보고 강력한 근절 방안을 마련키로 했고요. 주가조작 범법자 엄벌을 위해 대대적인 제도 개선에 착수한다는 계획입니다.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바꾸는 등 박근혜 정부가 경찰국가로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는데. 강력한 치안과 엄벌주의를 요구하는 일종의 ‘싱가포르 판타지’에 빠져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7.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서 행복한 척하는 여성들이 많다고요.

= 적어도 여성 4명 가운데 1명은 자신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과장 혹은 왜곡된 글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의 한 여론조사 업체 조사인데요. 25% 정도의 여성이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가짜 게시물’, 이를 테면 휴가나 직장일을 미화하거나 집에 혼자 있으면서 시내에 나와있는 척 하는 글을 올린다는 겁니다. 친구나 지인들이 자신의 글을 보고 흥미를 느끼거나 질투를 유발하기 위해서라는데요. “자신이 행복해 보이는 척 노력하는 것은 오히려 스스로를 지치고 힘들게 만든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8. 연예인들 프로포폴 상습 투약이 생각보다 심각하네요.

= 프로포폴이 수면마취에 쓰는 약인데, 박시연씨, 무려 185차례나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고요. 이승연씨도 비슷한 기간에 미용시술 등을 명목으로 111차례나 투약했습니다. 모두 불구속 기소됐고요. 가수 현영씨는 상대적으로  상대적으로 투약 횟수가 적어 벌금 500만원에 약식 기소됐습니다. 한 병원에서 이미 투약하고도 같은 날 다른 병원에 가서 재차 투약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시술과 함께 처방을 받으면 불법이 아닌줄 알았다고 하죠. 그런데 굳이 마취가 필요없는 시술에 투약을 했다는 겁니다. 오남용할 경우 사망 위험도 있다고 하는데요.

9. 교황이 선출됐네요.

=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 올해 76세네요. 13일(현지시간) 베네딕토 16세의 뒤를 이을 제266대 교황에 선출됐습니다. 비유럽권에서 교황이 선출된 것은 시리아 출신이었던 그레고리오 3세(731년) 이후 1282년만에 처음입니다. 새 교황은 교황 즉위명으로 프란체스코를 선택했습니다. 로마 교황청은 프란체스코 1세의 즉위미사가 19일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아르헨티나는 헌법상 가톨릭을 국교로 채택하고 있어서 2010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 4000만명 가운데 가톨릭 신자가 70%를 넘는다고 합니다.
 

   
한미 FTA 1년. 국산 과일과 기존 바나나, 키위, 파인애플, 오렌지 등 전통 수입과일의 판매가 주춤하는 사이 체리, 아보카도, 레몬 등의 판매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

= 한미 FTA 1년. 미국이 그렇게 쇠고기 수출에 목을 맸는데 실제로 판매량은 많지 않습니다. 쇠고기 보다는 과일 수입이 크게 늘었다고 하고요. 국내 과일 농가가 걱정이 됩니다. 국산 과일과 기존 바나나, 키위, 파인애플, 오렌지 등 전통 수입과일의 판매가 주춤하는 사이 체리, 아보카도, 레몬 등의 판매가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수입 과일은 8.1% 늘어난 반면, 국산 과일은 6.9% 줄어들었습니다. 과거 고급과일로 분류되던 체리가 관세인하 효과로 수입과일 중 매출 1위, 전체 과일 가운데서는 수박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10-1. 쇠고기 수입이 줄어든 이유가 뭔가요.

= 미국산 소고기는 관세 인하율(40%→37.3%)이 2.7%로 낮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광우병 논란과 소비 위축 등으로 소비가 줄었죠.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액은 총 4억9829만달러, 전년 동기대비 17.1% 가량 줄었습니다. 게다가 국내 소, 돼지, 닭 등의 적정 사육두수가 20% 가량 초과하면서 가격이 떨어진 것도 원인입니다. 그러나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은 향후 10~15년 간 단계적으로 관세가 철폐되기 때문에 축산물 피해는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체리나 와인은 관세가 즉각 철폐됐죠. 그래서 시장을 완전히 휩쓴 겁니다.

10-2. 수출이 4.1% 늘었다는데, 이것도 해석이 엇갈리네요.

= “대미 수출증가율은 2010년부터 급감하고 있으며 2011년의 12.8%에 비하면 4.1%는 미미한 증가라고 평가하는 게 온당하다.”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이야기입니다. 승용차 수출도 한미 FTA 발효 이전부터 늘어나는 추세였습니다. 자동차 부품이 좀 늘긴 했는데 한국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에 공장을 많이 갖고 있죠. 부품 조달처를 한국으로 전환한 결과라는 겁니다. 한미 FTA 효과가 있긴 하지만 FTA 때문에 수출이 늘었다는 근거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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