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조만간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불러 MBC 노조의 파업에 대한 대책을 묻기로 했다. 방통위가 김재철 사장에 대한 인사권을 가진 방문진쪽을 소환하는 것이어서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홍성규 방통위 부위원장은 30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MBC)문제가 심각한 것은 사실”이라며 “김재우 이사장을 불러서 전말을 따져보고 파업을 그만둘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것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홍성규 부위원장은 “이제는 빨리 좀 해야 한다”며 “금명간 김재우 이사장을 불러서 이야기를 들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홍 부위원장은 “김재철 사장에 대한 평가는 나중에 따져보면 된다”고 밝혀, 파업 대책을 논의하면서 자연스럽게 김 사장 거취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내주 현충일 전에는 방문진 이사장과의 면담을 가질 예정이다.

홍 부위원장의 발언은 민주통합당 추천 상임위원들이 방문진 이사장에 대한 방통위 소환을 촉구하자, 이에 공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민주당 추천 상임위원들은 총선 이전부터 방문진 이사장의 소환을 공개적으로 요구해 왔지만, 현재까지 여당 추천 상임위원들은 거부한 바 있다.

MBC 파업이 110일을 훌쩍 넘었고 30일 19대 국회가 시작한 상황에서 여권측의 기류 변화가 읽히는 대목이다. 박지원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모든 시작은 김재철 사장의 사퇴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우리 민주통합당은 이제 강경하게 나가겠다”고 밝혀, 국회 개원과 김 사장의 거취를 연계할 방침을 밝혔다. 이강택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과 KBS 본부 김현석 위원장이 지난 29일부터 단식투쟁에 돌입해, 언론노조도 투쟁 수위를 한층 높인 상황이다.

양문석 상임위원은 “(MBC가)그동안 노동조합에서 냈던 자료에 대해 창작소설이라고 주장하는 (신문)광고를 했다”며 “이런 파렴치한 행태가 세상에 어디 있나. 언제까지 김재철을 비호하고 옹호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양 상임위원은 “KBS 사태도 80일이 넘었다. KBS 이사장이 노조와의 협상 못하게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MBC, KBS)각 이사장을 방통위에 소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문석 상임위원은 “김재우 이사장을 불러서 따져보고 하는 것도 안 하면 방통위의 존재 이유를 망각하는 것”이라며 “김재우 이사장을 소환 못하면 (밖으로 시위하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충식 상임위원은 “(김재철 사장이)스스로 부정비리에 가까운 일을 저지르고 그것에 대한 변명을 위해 법인 자금으로 광고를 집행한다는 것은 언론 역사상 있어본 적이 없는 추한 사태”라며 “방송 CEO로서 이런 역사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은 “역사책에서 보는 로마시대 네로의 폭정과 유사하고, 설사 김 사장이 나가더라도 후유증을 수습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방문진 이사장을 통해 시급히 이 자리에서 경과 설명을 듣고 김재철 사장의 거취에 대해 명확한 답변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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