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장 후보자들 중에는 현 정권과 관계가 있거나 보수 성향의 인물이 상당수가 포함됐다. 특히 친한나라당 행보를 보이거나 <PD수첩> 등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을 한 인사도 있어, 이들이 선임될 경우 향후 MBC 보도와 프로그램이 보수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철 청주 MBC 사장은 한나라당 색채가 뚜렷한 인사 중 하나다. MBC 내부에선 “MB와 가장 가까운 MBC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특히 노조는 지난 2008년 MBC 사장에 공모한 김 사장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기도 했다. 당시 노조는 “(그가)이미 작년부터 공공연히 한나라당 행사에 참여해 왔던 사실을 통해 ‘정치적 편향성’을 확인”했다며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언론기관의 수장으로서 부적격”이라고 주장했다.

또 노조는 “복수의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K씨가 MBC 사장이 되어야 한다고 발언했던 사실로 미루어 볼 때, 그가 사장이 된다면 MBC는 정권의 시녀 역할을 하던 부끄러운 과거로 되돌아가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은희현 전 제주 MBC사장도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방송특보로 일해 노조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다.

고대 출신인 구영회 MBC 미술센터 사장은 두 후보자에 비해 노골적인 한나라당쪽 행보를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방송문화진흥회의 ‘입김’이 큰 현재 상황에서 향후 보수적·친정부적 성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보수 성향을 보인 MBC 선임자 노조 출신 인사들도 이번 사장직에 응모했다. 선임자 노조는 그동안 MBC를 ‘노영방송’, ‘좌파방송’이라며 엄기영 사장 사퇴·<PD수첩> 폐지 등을 주장해 왔다. 이번에 응모한 정수채 최도영 전 공방노위원장의 경우, ‘MBC 일산센터 건립 과정의 의혹을 근거 없이 제기해 해사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기도 했다.

박명규 전 MBC 아카데미 사장, 최도영 전 공정방송노조위원장, 이상로 현 공정방송노조위원장 등은 22일 50여 개 우파단체가 결성한 ‘MBC정상화추진국민운동연합’의 MBC 사장 후보 공개검증대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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