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뒷말 끊이지 않은 ‘조중동방송 만들기’ 3년
뒷말 끊이지 않은 ‘조중동방송 만들기’ 3년
[종편·보도채널 선정과 파장]입법부터 사업자 선정까지

종합편성·보도전문 채널 도입 논란은 한나라당이 지난 2008년 12월3일 신문과 방송의 겸영을 허용하는 신문법과 방송법 등 7개 미디어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시작됐다.(표 참조)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이 보수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신문산업 위기 타개책으로 방송 진출을 요구하기 시작했고, 이에 화답하듯 한나라당이 관련법 개정안을 내놓은 것이다.

야당과 시민사회는 이들 법안을 ‘언론악법’으로 이름짓고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는 국회에서 법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도 전인 같은달 2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2009년 1월까지 종편 채널 도입에 대한 기본방안을 마련하고 3∼4월께는 채널 수와 시기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도입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국민적 반발에 부딪혔다. 언론 공공성 훼손 등을 이유로 정면 반대하고 나선 야당과 시민사회의 의견에 여론도 함께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민주당 의원들, 시민사회단체, 언론인단체들은 “종합편성채널 도입을 강행하려는 이명박 정권은 결국 공영방송의 관영화 및 사영화를 통해 대기업과 수구족벌신문을 앞세워 언론장악을 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시장에서는 ‘종편 사업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정부와 한나라당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여론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자 한나라당은 2009년 3월 국회 문방위 자문기구로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를 구성해 활동에 착수했다. 하지만 미발위는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제안을 거절한 채 민주당 쪽 추천위원이 전원 불참한 상황에서 신문과 대기업의 지상파방송 진출을 허용하되, 지상파 겸영은 2013년 이후부터 가능하도록 한 최종 보고서를 제출해 ‘반쪽짜리 보고서’라는 비판을 받았다.

한나라당은 이후 방송지분 소유상한을 지상파의 경우 20%에서 10%, 보도전문채널은 49%에서 30%로 조정한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민주당이 반발하자 7월 22일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한 채 미디어법을 직권상정, 가결했다. 재투표, 대리투표 등 온갖 불법 행위가 자행된 날이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자신들의 심의·표결권이 한나라당 의원들에 의해 침해됐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청구를 냈다.

같은해 10월 29일, 헌재는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권한침해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법안의 효력 여부에 대해서는 “국회가 알아서 하라”고 밝혀 정치적인 결정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헌재 결정에 대해 정부여당은 “미디어법에 대해 유효하다고 판결한 것”이라며 사업자 선정 작업을 밀어부쳤고,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헌재가 권한 침해를 인정했음에도 이를 바로잡을 조치를 취하지 않는 김형오 국회의장을 상대로 부작위 소송을 냈다. 헌재는 지난해 11월 25일 2차 미디어법 소송도 ‘기각’ 결정을 내렸다.

정부의 사업자 선정 작업은 헌재의 미디어법 권한쟁의 사건과 관계없이 ‘연내 선정’이라는 목표 아래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난해 1월 국무회의에서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한 이후 5월18일에는 방통위가 종편 및 보도채널 선정 일정을 발표했다. 8월17일 기본심사계획안을 공개한 방통위는 두 차례의 공청회를 거쳐 9월17일 기본심사계획안을 의결했다. 이후 11월2일 구체적인 세부심사계획안을 공개했고, 8일 뒤인 10일 세부심사계획안 의결과 사업자 공고에 들어갔다. 같은달 12일 희망 사업자를 대상으로 신청 서류 작성 설명회를 열었고, 이달 1일까지 사업신청서를 접수받았다. 종편 채널에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태광그룹 등 6개 컨소시엄이 승인 신청서를 냈고, 신규 보도 채널에는 머니투데이 서울신문 연합뉴스 헤럴드미디어 CBS 등 5개 사업자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방통위는 지난해 2월까지 상임위원을 지낸 이병기 서울대 교수(전기공학)를 심사위원장으로 하는 심사위원회를 구성, 23일부터 본격적인 심사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이 교수가 민주당 추천 상임위원을 지냈지만 당과 다른 행보를 보이다 사퇴했고, 방송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 등을 들어 종편 사업의 책임은 전적으로 여당에 있다고 반발했다. 특히 이 교수가 차기 대선을 준비하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싱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으로 참여한 사실이 드러나 중립성 논란이 일었지만, 최시중 위원장은 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방통위는 애초 12월 30일 오후 사업자 선정 결과를 발표하려고 했으나 의견 조율 등을 거쳐 31일 오전 최종 사업자를 발표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방통위 심사 기간이던 30일 모 언론사에 사업자 선정을 통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 위원장은 사업자 선정에 있어 정치적 고려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지만 시민사회가 우려했던 대로 ‘조중동 방송’이 탄생했고 ‘청와대 사전 통보’로 누가 보더라도 정략적 결정이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특히 녹록치 않은 시장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정된 업체들이 벌써부터 정부에 각종 특혜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나서면서 종편을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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