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간접광고가 ‘홍보대사?’
드라마 간접광고가 ‘홍보대사?’
방송위, ‘진주목걸이’등 5개 드라마 무더기 징계 예정

PD들 “중국등 드라마 수출 우리상품 홍보역할” 항변

방송위원회가 최근 방송 3사의 5개 드라마에 대해 간접광고를 이유로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 위해 의견진술을 들었다. 이번에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프로그램은 KBS-2TV의 <진주목걸이>와 MBC 〈좋은 사람〉, 〈백조의 호수〉, SBS 〈요조숙녀〉,  〈태양의 남쪽〉이다.

방송위의 간접광고 제재에 대해 일선 드라마 제작 PD들은 색다른 항변을 하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중국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우리 드라마 수출의 물꼬가 트인 만큼 간접 광고에 우리 상품을 쓴다면 오히려 홍보가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PD들은 또한 간접 광고에 대한 규제를 푸는 것이 음성화된 시장을 투명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PD들의 주장을 재구성했다.

A PD= 방송법상 간접광고에 대한 구체적인 심의 기준이 없어 전혀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이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간접광고의 폐해를 줄이려면 간접광고와 협찬의 상위 규정을 방송법에 명시하는 쪽으로 방송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기회에 아예 관련 규정을 없애고, 협찬이나 간접광고의 과정을 투명하게 하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 간접광고로 인한 수입이 건당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른다는 소문이 방송가에 돌고 있지만, 이러한 수입은 방송발전기금 징수대상에서도 빠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음성화되는 것이다. 방송위는 간접광고 규제를 풀고, 방송사는 그 규모와 내역, 사용처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서로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본다.

B PD= 개방의 물결을 타고 외국과 합작 드라마 제작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제작자 입장에서는 지금같은 상황에서 솔직히 합작 드라마를 만들기가 부담스럽다. 예를 들어 중국과 합작 드라마를 만든다고 치자. 버스 정류장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장면이 있을 때 중국은 정류장 부스에 붙어있는 광고도 그대로 노출시킨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간접광고에 속하기 때문에 배경을 뿌옇게 처리하거나 다시 촬영해야 한다. 보통 재촬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제작비도 더 많이 들어간다. 이런 현실에서 누가 합작 드라마를 만들려고 하겠는가.

C PD= 최근 들어 대만, 중국, 홍콩, 베트남 등에 소위 ‘한류 열풍’이 불면서 국산 드라마 수출도 증가했다.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겨울연가>는 일본에서 최초로 지상파 방송을 통해 방영됐고, <올인>은 최고 금액으로 대만에 수출됐다. 이 외에도 인기리에 종영된 <가을동화> <여름향기> <인어아가씨> <눈사람> <옥탑방 고양이> <명랑소녀 성공기> 등이 중국 등 동남 아시아에 수출됐다.

지난해에는 방송 프로그램 수출이 처음으로 수입을 앞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간접광고를 규제하는 바람에 드라마를 통한 우리 상품들을 홍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외국에는 간접광고에 대한 규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 번은 중국에 간 적이 있는데, 일본 라면집이 수십 개나 있어 의아하게 생각해 주인에게 물었다. 주인이 하는 말이 일본에서 수입한 드라마에서 그 라면집이 나온 뒤에 지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장사도 아주 잘 된다고 했다. 드라마에 나왔던 외제 자동차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까지 했다.

우리는 연기자가 극중에서 음료수를 하나 마시려고 해도 어떻게 해서든 브랜드가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온몸을 비틀고, 모자이크 처리를 하거나 어떤 경우에는 아예 테이프를 붙여버린다. 이렇게 되면 외국 사람들은 드라마에 나왔던 우리 제품을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다. 상품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좀 더 큰 틀에서 방송이 아니라 한국의 산업 전체를 놓고 볼 때 드라마를 통한 제품 홍보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