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KBS, 정보의 홍수 속 ‘마실 물’ 돼야”
“공영방송 KBS, 정보의 홍수 속 ‘마실 물’ 돼야”
김태선 KBS 통합뉴스룸국장 “1시간 빠른 7시 종합뉴스, 심층성 강화한 9시뉴스 집중”

KBS 뉴스가 오는 1월부터 ‘7시 종합뉴스-9시 심층뉴스’ 체제로 개편된다. 7시뉴스를 강화해 SBS, MBC, JTBC 등 8시대 메인뉴스를 편성한 경쟁사보다 1시간 빠른 종합뉴스를 전하고, 메인뉴스인 ‘뉴스9’는 주요 이슈에 집중하는 ‘깊고 친절한 프리미엄 뉴스’를 추구하는 전략이다. 심야시간대 11시 뉴스라인을 폐지하는 대신 7시와 9시에 취재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개편 이후 뉴스 앵커로는 새로운 얼굴들이 영입됐다. 주말 뉴스 강화를 위해 기존 월~금, 토일로 나뉘었던 앵커 체제에서 벗어나 주말 앵커가 금요일부터 사흘간 뉴스를 맡아 주말 흐름을 이어간다. 개편 이후 메인뉴스 앵커는 평일에 엄경철 기자(취재주간)와 이각경 아나운서, 주말에 김태욱 기자와 박소현 아나운서가 맡는다. 이각경 아나운서와 김태욱 기자는 앞서 뉴스라인 앵커로서 심야뉴스를 이끈 바 있다. ‘뉴스7’은 기존 앵커인 박노원 아나운서가 ‘뉴스9’을 진행해온 김솔희 아나운서와 입을 맞춘다.

뉴스개편은 지난 수개월간 이어진 KBS 뉴스개선태스크포스(TF)의 결과물이다. 뉴스개선TF 단장을 맡아온 김태선 KBS 통합뉴스룸 국장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믿고 마실 수 있는 물’을 마련하는 것이 공영방송 KBS가 추구할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당장의 파격보다 시청자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꾸준히 변화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S 보도국에서 김 국장을 만났다. 아래는 일문일답.

▲ 김태선 KBS 통합뉴스룸국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 김태선 KBS 통합뉴스룸국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지난 4월 개편 이후 KBS 뉴스를 자평한다면.

“첫 개편 당시 목표는 바뀐 체제를 안착시키고 뉴스 전쟁에서 생존하는 것이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10년 가까운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궤도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고 봤다. 애초에 내걸었던 새로운 뉴스, 시청자들에게 다가가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뉴스까지 미치지는 못했다고 자성한다. 지난 8개월가량이 생존과 안착을 위한 기간이었다면 ‘시즌2’는 이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해보자는 취지다.”

-생존과 관련해 어떤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나.

“지상파 시청률이 지난 2012년 이후 해마다 1% 안팎 줄어들었음에도 KBS 메인 뉴스 시청률은 독보적으로 1위를 유지했다. 겉으로 드러난 생존 조건으로는 괜찮아 보이지만 뉴스나 취재의 질, 경쟁력 등은 타사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주요한 단독이나 의미 있는 기획 보도를 하더라도 과거와 같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거나 파급력이 크지 않다. ‘아직은 괜찮다’는 지표에 안주하면 큰일 난다는 생각이다. 탐사보도부나 사회부 중심으로 단독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는 건 고무적인데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뉴스개선TF에서는 어떤 일들을 했나.

“여론조사전문기관(칸타퍼블릭)에 의뢰해 30~59세 시청자 1000명을 대상으로 뉴스 시청 행태와 선호 뉴스 내용·형식 등을 조사했다. 주 시청자층인 50대 이상과 함께 하되 젊은층까지 시청자를 확장해야 하기에 30~50대 성인을 대상으로 했다. 시청자들이 9시뉴스에 바라는 것은 크게 공정성, 심층성, 다양성 등 세 가지로 나타났는데, 심층성과 다양성 요구의 비중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심층성과 다양성을 공히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7-9체제’라는 결론을 냈다.”

▲ 1월부터 KBS '뉴스9' 월~목 앵커를 맡는 엄경철(왼쪽), 이각경 앵커. 사진=KBS
▲ 1월부터 KBS '뉴스9' 월~목 앵커를 맡는 엄경철 기자(왼쪽), 이각경 아나운서. 사진=KBS

-‘7-9체제’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1시간 빠른 전통적인 종합뉴스와 더 깊고 친절한 프리미엄 심층 뉴스다. 7시대에 하루 동안 벌어진 일을 다루는 전통 종합뉴스를 전하고, 9시뉴스는 주요 뉴스들 중에 3~5가지 핵심 이슈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심층 뉴스로서 자리매김하려 한다.”

-11시대 ‘뉴스라인’을 폐지한 이유는 뭔가.

“뉴스라인 존폐는 오래 전부터 기자들과 논의해온 문제다. 과거 뉴스라인은 심야시간대 경쟁력을 가진 뉴스였다. 여론주도층을 주 시청자층으로 설정해 출연이나 대담을 많이 하는 방식이었는데 9시뉴스를 심층화·블록화하기로 하면서 뉴스라인과 성격이 중복되는 측면이 있었다. 인력의 효율적 배분도 필요했다. KBS 실제 취재 인력은 지난 여름 기준 100명 안팎으로 타사와 비슷하다. 타사에 비해 뉴스 프로그램이 많은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었다.”

-와이드뉴스 포맷인 JTBC ‘뉴스룸’과 어떤 차별화가 가능한가.

“JTBC의 와이드 뉴스와는 포맷이 다르다. 7시뉴스와 9시뉴스가 각각 별개 뉴스다. 7시뉴스는 40분 종합뉴스, 9시뉴스는 메인뉴스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 여전히 KBS 시청자 40%가 9시 시간대를 메인뉴스 시간대로 인식하고 있어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얼마 전부터 단독 기사를 7시뉴스에 내보내고 있다. 예전에는 무조건 갖고 있다가 9시 메인뉴스에서 보도했는데, 이제는 단독 기사를 확보했을 때 디지털로 내보낸 뒤 7시뉴스로 보도하고, 9시뉴스에서 자세하게 다루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디지털-7시-9시 뉴스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방식이다.”

▲ 1월부터 KBS '뉴스9' 금~일 앵커를 맡는 김태욱 기자(왼쪽)와 박소현 아나운서. 사진=KBS
▲ 1월부터 KBS '뉴스9' 금~일 앵커를 맡는 김태욱 기자(왼쪽)와 박소현 아나운서. 사진=KBS

-메인뉴스는 여전히 ‘뉴스9’인가.

“메인은 당연히 9시 뉴스다. 원래는 뉴스 프로그램을 더 줄이려고 했는데 일단은 뉴스라인부터 정리됐다. 채널이 2개고 공영방송이다보니 필수적으로 담아야 할 뉴스의 형식과 양이 존재하기에 단시일 내에 뉴스를 확 줄이거나 디지털에만 집중하는 건 쉽지 않은 상황이다. TF 안에는 다른 뉴스 프로그램에 대한 정리 방안도 있는데, 내년에 추진하는 걸로 논의됐다. 뉴스와 관련해서는 내년 봄에도 다시 논의가 이뤄질 거고 계속 바뀔 거다.”

-공영노동조합 등은 뉴스개편안이 논의될 때마다 비판을 제기해왔는데.

“팩트에 기반하지 않고 추측에 근거한 비판은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도 공세로 치부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사실에 근거한 문제제기를 했으면 좋겠다. 예컨대 ‘9시뉴스 폐지론’이 있었는데, 우리 방향은 오히려 ‘9시뉴스 강화’다.”

-개편 이후 뉴스 내용이나 구성 측면의 변화는.

“‘탐사K’, ‘끈질긴K’, ‘팩트체크K’, ‘현장K’ 등 K시리즈를 만들고 있는데, 내용을 적극적으로 채워나가려 한다. 깊이 있는 뉴스를 위해 앵커와 기자가 대담을 하는 새로운 방식도 모색하고 있다. 지난 8개월 동안 리포트를 줄이고 출연이나 대담을 늘려왔다. 과거 리포트 개수가 25~27개 정도였다면 지금은 20개 정도로 줄었다. 뭐가 달라졌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 실질적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졌다. 시청자들이 변화에 거부감을 가지면 안 된다. 수요에 맞게 변화를 조금씩 해왔다. 심층성을 강화하고 시청자들에게 맥락 있는 뉴스를 전하려면 앵커 비중이 조금 더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TF에서 의견을 모았다.”

-뉴스 소비 흐름이 빨라지고 있는데, 긴 분량의 대담 형태 뉴스가 먹힐 거라고 보나.

“일어난 일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예전 9시뉴스처럼 정색하고 새로운 소식처럼 뉴스를 전하는 방식은 민망해졌다. 뉴스의 뒷얘기나 맥락, 진실에 가까운 이야기들을 더 깊이 있게 설명하는 것이 당장 시청률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지만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홍수가 나면 마실 물이 부족하다고 하지 않나. 공영방송이 정보의 홍수 속에 물을 보태는 게 아니라 필요한 사람에게 마실 물을 가져다주는 방식이 맞다고 판단했다.”

▲ 1월부터 KBS '뉴스7' 앵커를 맡는 박노원(왼쪽) 아나운서, 김솔희 아나운서. 사진=KBS
▲ 1월부터 KBS '뉴스7' 앵커를 맡는 박노원(왼쪽) 아나운서, 김솔희 아나운서.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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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2018-12-13 13:36:50
공영방송, 공사는 설립 취지를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한다. 국민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여러 번 확인해서 기사 오류를 줄여야 한다. 여기에는 필연적으로 인력을 많이 배치해야 한다. KT, KTX 사건처럼 효율성 극대화가 공공성을 오히려 파괴한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공영방송은 사장이 수익을 창출해서(기업홍보 방송?) 임원 보너스를 줄 게 아니라, 안전한 방송, 신뢰 있는 방송이 우선돼야 한다. 신문과 매체, 정부기관도 수익에만 관심을 두지 말고, 얼마나 신뢰성 있는 방송을 하고, 기사의 오류가 적은지에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