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과 크루유니온’ 이름 만큼 사연도 많아
‘공동성명과 크루유니온’ 이름 만큼 사연도 많아
네이버지회, 공동성명(共同聲明)서 가운데 한자 2개 바꿔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온 ‘C’ 대신 카카오의 첫 글자 ‘K’
조선 ‘민노총 지휘받는 네이버노조 요구만 124가지’ 보도에
“거기도 노조 있을텐데 악의적, 귀족노조 프레임 씌우려해”

대표적인 IT그룹 네이버와 카카오는 요즘 청년들이 입사하고 싶어하는 꿈의 직장이다. 찢어진 청바지에 후드 티를 입고 출근해도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 없는 열린 조직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에 잇따라 노조가 만들어졌다.

네이버노조는 지난 4월2일 결성돼 몇 달째 회사와 단체협약 교섭을 해왔고, 카카오는 지난달 설립된 신생노조다. 두 노조의 정식 이름은 민주노총 화학섬유노조 네이버지회, 카카오지회다. 그러나 회사에선 이런 딱딱한 이름보다는 자신들이 지은 닉네임으로 부른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3일 낮 휴서울이동노동자합정쉼터에서 오세윤(36) 네이버지회장과 서승욱(40) 카카오지회장을 만났다. 다음은 두 사람과 나눈 대화다.

▲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왼쪽)과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은 좌담회 뒤 서로에게 덕담을 한마디씩 주고 받았다. 사진=김현정 PD
▲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왼쪽)과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은 좌담회 뒤 서로에게 덕담을 한마디씩 주고 받았다. 사진=김현정 PD



- 두 회사는 조직문화가 굉장히 유연해 소통에 문제가 없는 걸로 알려졌는데.

오세윤 네이버지회장(네) : 회사에 꼭 문제가 있어야 노조가 만들어지는 건 아니라고 본다. 노조 결성은 일하는 사람이면 당연한 권리이기에 노조 결성을 특별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네이버는 겉으로 보기에 자유분방한 조직 문화에다 모두가 ‘님’이라고 서로를 부르는 개방적인 회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말 양방향 소통이 잘 되는가 반문했을 때 아닌 경우도 꽤 있었다. 중요한 결정은 탑다운 방식으로 내려오는 것도 종종 목격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카) : 꿈의 직장이라는 구글 부사장이 최근 사내 성폭력을 일으켜 문제가 됐다. 더 큰 문제는 구글이 이 문제를 덮으려 하다가 전세계 구글 직원들이 지난 주말 공동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IT업계가 밖에서 알려진 것과 다른 경우도 있다. 카카오는 크루(임직원)들 목소리를 수용하는데 인색한 측면도 있었다. 사람 사는 곳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저희 회사에도 똑같이 일어난다.

- 네이버노조는 ‘공동성명(共同聲明)’으로 부르는데 그 뜻은 뭔가? 카카오도 이런 닉네임이 있는지, 있다면 그 뜻은?

카 : 우리는 정식명칭은 카카오지회이지만 회사 안에선 크루유니온(Krew union)이라고 부른다. 원래 임직원이란 뜻의 크루(Crew)는 ‘C’로 시작하는데 우리는 카카오의 첫 영문 글자 ‘K’를 따서 크루(Krew)로 부른다. 크루, 즉 임직원 모두가 상생하는 공동체를 지향하겠다는 뜻이다.

네 : 우리는 ‘공동성명(共動成明)’이라고 부르는데 공동성명(共同聲明) 한자어에서 가운데 두 글자를 바꿨다. 움직일 동(動)과 이룰 성(成)으로 바꿨는데 “모두 같이 행동해서 네이버를 더 깨끗하게 성장시키자”는 뜻이다. 우리는 명함이나 홍보물에 모두 공동성명(共動成明)을 사용한다. 노조간부는 모두 회사에서 보통 쓰는 스태프로 바꾸고, 노조를 상징하는 구즈나 후드티를 입고 다닌다.

- 조선일보가 최근 한 면을 털어 ‘민노총 지휘받는 네이버노조 요구만 124가지’라고 기사를 썼는데요?

네 : 악의적인 보도였다. 124개 요구사항은 모성보호, 남녀평등권, 휴게시간 등 대부분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었다. 조선일보에도 노조가 있는 줄 아는데 단체협약서는 보통 그런 내용으로 100여개로 구성되는 게 상식이다. 그걸 알면서도 악의적으로 보도했다고 본다. 남들이 당하는 것을 보는 것과 내가, 우리가 당해 보니 생각보다 더 괘심했다.

카 : 조선일보는 그 기사로 ‘귀족노조 프레임’을 던지려고 하는 것 같았다. 국민들에게 먹고 살만한 직장인 ‘네이버에 굳이 노조가 있어야 하냐’는 식으로 몰아가려고 하는 것 같다. 앞서 네이버지회장이 말씀하셨듯이 살만한 직장은 노조를 만들지 말라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닌데.

- 왜 굳이 화학섬유노조로 들어가셨나? 원래 이 노조엔 몽고간장, 맥주회사, 네슬레 같은 커피 등 제조업 노조가 가입해 있는데.

네 : 우리보다 조금 더 빨리 만든 파리바게뜨 노조가 화학섬유노조로 가입했다. 그들과 만나면서 좋은 영감을 많이 받아서 함께 했다. 네이버가 IT업종이지만 이 업종에 두드러진 산별노조도 없었다. 우리가 서비스업이지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차원에서 새로운 형태의 제조업이라는 생각도 했다.

- 노조 준비는 어떤 식으로 했나?

네 : 블라인드와 오픈채팅방을 활용했는데, 나는 오픈채팅방이 처음이라 실명으로 들어갔다. 다들 닉네임으로 가입했는데 나만 그랬다. 나중에 들었지만 내 실명을 회사에서 찾아보고 동료들이 나를 회사 측 인사로 오해했다고 했다. 오픈채팅방에서 넘치던 에너지가 노조로 모아졌다.

카 : 회사가 프로젝트를 많이 하는데, 노조결성도 그랬다. 프로젝트 시작할 때 어떤 툴(Tool)을 사용할지 미리 정하는데, 노조 만드는 과정도 프로젝트 하나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과 비슷했다.

▲ 네이버와 카카오노조 두 위원장의 좌담회는 지난 3일 휴서울이동노동자합정쉼터에서 열렸다. 사진=김현정 PD
▲ 네이버와 카카오노조 두 위원장의 좌담회는 지난 3일 휴서울이동노동자합정쉼터에서 열렸다. 사진=김현정 PD
- 각자 조직의 장단점은?

네 : 민주노총 하면 어두운 이미지만 떠올리는데 우리가 노조 이미지를 밝고 긍정적으로 바꿀려고 노력한다. 단점은 없고, 어려운 점이 있다면 계열사가 많아서 힘들기도 하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분들을 만나러 다니는 게 처음엔 익숙하지 않았다. 점점 괜찮아지고 있다.

카 : 우리도 계열사가 많다. 제주 같은 원격지 근무자들도 있다. 우리는 거의 모든 회의 화상채팅으로 한다. 노조회의도 라이브 채팅으로 한다. 여러 곳에 흩어져 있어도 온라인으로 묶여 있다는 동질성을 공유한다. .

- 나우우리, 천리안 등 초기 IT공룡들이 모두 사라졌다. 미래에 불안감은 없나?

카 : IT업종 종사자들은 변화에 익숙해져 있어 특별한 불안감은 없다. 경쟁사 때문에 생기는 외적 불안보다는 서비스 내적 변화가 많아서 그게 더 불안하다. 어떤 서비스가 종료되면 내부에서 인력이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최대한 크루들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 불안감은 너무 일상이 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현재의 문제다. 변화의 주기는 계속 짧아진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노사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

네 : IT 업계가 창업자가 너무 대표되는 경향이 있다. 언론이 주로 이 분들만 주목해서다. 물론 초기에 창업자가 발군의 실력과 노력으로 회사를 키운 건 잘 알고 그런 의미에서 존경한다. 그러나 급변하는 IT환경에서 처음에 잘했던 분들이 계속 잘하기는 쉽지 않다. 그분들 권한이 비대하면 리스크가 커진다. 새로 들어오는 뛰어난 분들의 목소리가 더 커져야 한다.

- 성과평가나 배분은?

카 : 평가틀이 자주 바뀌는 문제가 있었다. 우리의 당면한 요구 역시 평가틀 완성이다.

네 : 지금 단협에 집중하고 있어서 임금체계는 당장은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우리는 인센티브 책정기준을 공개하라고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평가의 근거나 통계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 이슈는?

네 : 경영의 투명성, 의사결정의 투명성, 휴식권 보장, 퇴근후 업무지시 축소 등이다.

카 : 분사와 포괄임금제 정도다. 분사로 피해 보는 크루들이 생긴다. 카카오는 포괄임금제가 있는 상태에서 최근 선택적 근로시간제가 도입됐다. 폐지를 목표로 목소리를 모아가고 있다.

- 네이버와 카카오는 언론입니까? 아닙니까?

네 : 너무 민감한 문제다. 직원들 사이에도 의견이 갈리는 문제다. 개인적으론 네이버가 언론만큼 영향력이 있지만 언론은 아니라고 본다.

카 : 법으론 언론이 아니다. 다음은 처음엔 미디어라는 정체성을 갖고 시작했는데 지금 와선 그런 게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인터넷 뉴스서비스사업자로 언론중재 대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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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8-11-12 17:26:47
히틀러만큼 노조를 철저하게 파괴한 사람은 없지. It계의 히틀러는 누가 될까? 그것이 궁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