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대우 비판기사 나올때마다 쏟아지는 홍보기사
포스코대우 비판기사 나올때마다 쏟아지는 홍보기사
환경운동연합, 지난해부터 캠페인, 비판기사 나오면 밀어내기 정황… 포스코대우 “미리 세운 홍보계획일 뿐”

포스코대우가 인도네시아에서 열대우림을 파괴하고 원주민들과 토지분쟁 중이라는 지적이 나와 해외 투자 등이 끊겼다는 기사가 나올 때마다 포스코대우에서 홍보용 보도자료를 뿌려 해당 기사가 밀려났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부터 포스코대우가 인도네시아 파푸아에서 팜유 농장을 운영하면서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며 이를 개선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4일 오전 세계 5위 연기금인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이 포스코대우에 30만 유로 투자를 철회했다고 전했다. 열대우림 파괴와 원주민들과 토지분쟁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국제 환경단체 마이티어스(Mighty Earth)의 글렌 유로윗츠 회장은 ABP 결정에 “글로벌 대기업인 포스코대우에 30만 유로는 푼돈에 불과하다”며 “ABP는 산림파괴와 싸우는 데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포털에는 포스코대우가 인도네시아 파푸아주에서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8일까지 의료봉사 활동을 한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는 4일 오후 2시30분 현재 17건의 의료봉사 기사가 포털에 올라왔고 ABP 투자 철회를 알린 기사 5건은 뒤로 밀려나있다.

김혜린 환경운동연합 국제연대 활동가는 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포털이 도배된 건 처음”이라며 “포스코대우의 환경파괴 문제를 지난해부터 지적했는데 과거엔 일부 언론이 포스코대우 비판기사를 내리고 ‘미안하다’고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 포털사이트 다음에 '포스코대우'를 검색하면 의료봉사활동 소식이 먼저 뜬다.
▲ 포털사이트 다음에 '포스코대우'를 검색하면 의료봉사활동 소식이 먼저 뜬다.

포스코대우 측은 기사 밀어내기 의혹에 반박했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1년 전부터 연간 사회공헌계획을 세우고 병원 등이랑 의료봉사를 계획했고, 이에 맞춰 보도자료를 냈을 뿐”이라며 “어제(3일) 의료봉사 보도자료를 보냈는데 환경운동연합이 오늘(4일) 보도자료를 낼지 알 순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대우 측이 보낸 자료를 보면 해당 보도자료는 지난 3일자로 언론사에 보냈고 기사출고 시점을 4일 오전 9시로 요청했다.

그러나 환경운동연합은 ‘포스코대우 비판기사’가 이런 식으로 밀린 게 처음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예로 지난해 10월30일 환경운동연합은 ‘2017년 하반기에도 인도네시아 열대림 빠른 속도로 파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 “2017년 10월19일까지 서울시 면적의 절반에 달하는 2만7239ha의 산림이 정리됐다”며 “남아있는 산림이 겨우 7781ha인데 올해 안에 모두 사라질 가능성 높다”고 비판했다.

▲ 지난해 10월30일자 환경운동연합 보도자료 일부
▲ 지난해 10월30일자 환경운동연합 보도자료 일부

그리고 같은날 포스코대우가 인도네시아 파푸아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했다는 기사들이 나왔다. 의료봉사활동을 전하는 기사가 더 많았다.

지난 2월1일 환경운동연합은 ‘영국 최대 드럭스토어, 열대림 파괴 기업 포스코대우와 거래 중단’이란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다. 환경운동연합과 마이티어스가 부츠의 모기업인 월그린 부츠얼라이언스(Walgreens Boots Alliance)에 포스코대우의 인도네시아 열대림 파괴 실태를 알리고, 이에 대한 조치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뒤 이뤄진 조치다. 이날 녹색경제신문·문화저널21 등이 이를 기사로 작성했다.

▲ 지난 2월1일자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올라온 포스코대우 관련 기사들
▲ 지난 2월1일자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올라온 포스코대우 관련 기사들

역시 같은날 포스코대우가 인천 송도 사옥에서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그린 미술작품 전시회를 3주간 진행했다는 내용의 기사도 나왔다. 브릿지경제·이투데이·아시아투데이 등 5개 매체에서 해당 내용을 기사화했다.

이외에도 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11월7일 ‘포스코대우, 환경과 지역사회에 미칠 악영향 알고도 팜유 사업 강행’이란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같은날인 7일과 8일에 걸쳐 포스코대우가 한 병원 등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의술을 전파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6건 나왔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많은 노력과 예산, 병원과 함께하는 사업을 갑자기 기획해 홍보할 순 없다”며 “환경운동연합 측 주장은 말도 안 되는 일이고 우린 그런(기사 밀어내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와 유사한 사례는 존재하고 있다. 지난 3월 한겨레21이 삼성웰스토리의 직원 사찰 기사를 내자 하루 뒤에 삼성웰스토리가 신입사원 채용면접에서 ‘손씻기’ 심사를 도입하겠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자연스럽게 직원 사찰 기사는 뒤로 밀렸다. 상대적으로 포스코대우·환경운동연합의 사례는 ‘손씻기’ 심사와 비교할 때 급조한 일정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지만 독자 입장에서 기업 비판기사가 뒤로 밀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김 활동가는 “국제기준에 맞게 사업을 하자는 게 환경운동연합의 요구인데 포스코대우가 반응을 하지 않았다”며 “해외 연기금이라든지 거래처 등에 항의해서 성과가 있으면 이를 알린 것인데 이렇게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환경운동연합의 문제제기에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파푸아의 법이나 환경규정을 위반해서 사업을 진행하는 게 없다”며 “NGO들이 추천한 기관에서 컨설팅을 받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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