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바른정당과 통합 위해 ‘햇볕정책’도 버리고 갈까
국민의당, 바른정당과 통합 위해 ‘햇볕정책’도 버리고 갈까
이언주 “햇볕정책은 국민의당 강령 아니다”… 최경환 “강령에 6·15선언 있는데 햇볕정책 개념도 모르는 무지”

“햇볕정책은 국민의당 강령으로 하고 있지 않고 (통합을 위한) 강령 여부로 논의될 사항도 아니다.”

국민통합포럼 공동대표인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이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바른 양당의 강령(정강·정책) 통합을 위한 토론회’에서 한 이 같은 발언을 두고 국민의당 통합파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연일 안보 관련 강경 발언을 하고 있고, 이날 오전엔 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문재인 정부는 과거 노무현·김대중 정부의 위험한 외교 안보 정책보다 더 위험한 길을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대표는 “나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위험한 대북정책과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의 무능한 대북 정책 모두 실패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며 “안보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과거의 무능한 안보와 결별하는 완전히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대북·안보 정책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상황에서 국민의당 통합파 일부가 ‘햇볕정책’이 강령이 아니라고 부정하는 것은 바른정당과 매끄러운 통합을 위해 ‘뇌관’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두 당의 통합 과정과 통합 후에도 이런 안보관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당장 지방선거를 치르기 위한 정략적 이합집산이라는 비판을 들을 수밖에 없다. 유승민 대표가 ‘진보 매체를 자처하는 신문’이라고 언급한 한겨레와 경향신문이 ‘우선 합쳐서 몸집을 불리고 보자는 무책임한 정치공학’이라고 비판 사설을 쓴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추진협의체 출범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추진협의체 출범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이언주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국민의당 강령에 대북 포용에 대한 기조들은 깔려 있지만 햇볕정책이 있는 그대로 우리 강령으로 돼 있는 건 아니다”며 “현재와 미래에 대한 외교안보 강령도 내용을 따져보면 똑같고, 국민이 볼 때 별로 다를 게 없는데 거기에 딱지를 붙여서 계속 서로 다르다고 하면서 싸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동섭 국민의당 의원은 “정강정책을 보면 6·15남북공동선언(김대중 정부), 10·4남북정상선언(노무현 정부) 등이 들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햇볕정책은 물론 공과가 있지만 김대중이 없으면 호남이 없고 햇볕정책을 건드리면 우리가 합당하더라도 수도권은 전멸한다”며 “햇볕정책이 정강정책에서 빠지게 되면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언주 의원은 이동섭 의원을 향해 그만하라는 의미의 손짓을 하며 “다른 분들이 좀 다른 얘기 좀 해 달라. 노동개혁, 우리나라 경제 그런 건 아마 우리 다 똑같을 것”이라고 화제를 바꿨다. 아울러 이 의원은 토론회 말미에 “아까 말씀을 끊어 죄송한데 자꾸 그런(햇볕정책) 말을 하면 확장에 도움이 안 된다”고 당부했다.

반면 국민의당 내 통합 반대파로 구성된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최경환 대변인은 “강령에 ‘햇볕정책’이라는 단어가 없다는 이유로 강령에 들어가 있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은 햇볕정책의 개념도 모르는 무지에서 비롯된 발언”이라며 “국민의 정부 대북정책의 공식 명칭은 화해협력정책이고, 학술용어로는 대북포용정책이다. 이를 햇볕정책이라는 용어로 널리 애용해 왔다”고 반박했다.

실제 국민의당 강령 전문에는 “6·15와 10·4선언을 이어받아 한반도의 교류와 협력을 추진하며 과정으로서의 통일과 평화외교를 추진한다”고 명시돼 있다. 강령 제5장 2절에도 “6·15남북공동선언, 10·4남북정상선언 등 대북포용정책을 계승·발전시키며, 점진적 통합과 평화적 연합 과정을 통해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과정으로서의 통일’을 이뤄나간다”라고 나와 있다.

최 대변인은 “안철수 대표와 통합찬성파가 유승민 대표의 냉전적 안보관에 맞추려고 햇볕정책을 포기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모양처럼 보여 너무나 궁색하고 애처롭기까지 하다”면서 “차라리 보수로 가야 하는데 햇볕정책을 안고 갈 수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솔직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한편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1월 말까지 보수대야합 합당 전당대회 저지를 1차 목표로 하지만, 그래도 안철수 대표가 합당을 추진한다면 개혁신당을 만들어 확실하게 갈라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합당파 쪽에선 개혁신당에 참여할 사람이 7~8명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지역구 의원만으로도 20명이 된다”며 “비례대표 의원들도 만약 합의이혼이 안 되면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우리와 함께할 수도 있고, 지금 국회에서도 그렇게 하고 있는 분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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