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성 헌재소장 후보자 “헌법 전문에 ‘5·18’ 넣는 것 가능”
이진성 헌재소장 후보자 “헌법 전문에 ‘5·18’ 넣는 것 가능”
“낙태 허용, 태아 생명권·여성 자기결정권 조화 방법도… 만 18세 선거연령 낮춰야”

지난 9월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뒤 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지명한 이진성 헌재소장 후보자 대한 인사청문회가 22일 국회에서 진행됐다.

이날 청문회에선 통합진보당 해산과 국가보안법 등 일부 야당 의원들의 사상·이념 검증 질의도 있었지만, 헌법적 가치와 위헌 관련 이슈에 대한 생산적인 검증도 심도 있게 다뤄졌다.

특히 이 후보자는 헌법 개정 시 전문에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넣는 것에 대해 사회적 합의에 따라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이미 5·18은 법률로 민주화운동으로 정립됐고 당연히 나도 민주화운동이라고 생각한다”며 “과거 헌법 전문 ‘5·16 혁명’이 헌법 전문에 들어가 있다가 군사정변이고 쿠데타라는 결론으로 전문에서 삭제됐듯이, 전문에 5·18을 넣는 것은 사회적 합의가 되고 국회에서 결정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2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2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이 후보자는 낙태죄 폐지 찬반을 묻는 질문에도 “낙태는 일반적으로 태아의 생명권과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충돌하는 문제로 이해되지만, 나는 그 두 가지가 과연 충돌하는 것인가 의문이 있다”며 “태아의 생명권과 임신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조화시키는 방법이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 결정처럼 (임신 후) 일정 기간 내에는 낙태를 허용하는 방향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임신한 여성은 태아의 태동을 느끼는 순간부터 모성애가 발현되기 시작하고, 태아의 생명권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임신한 여성일 수밖에 없다”면서 “임신한 여성이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낙태를 선택하게 될 수 있는데, 이를 태아의 생명권과 충돌하는 것으로만 볼 게 아니고 두 가지를 조화롭게 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현행 선거제도가 국민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 후보자는 “소선거구제는 사실 최다 득표자가 당선되지만 투표율이 낮아지고 있고 정확한 민의를 반영하기 상당히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며 “비례대표제로 보완하고 있지만 독일식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이상적이라 생각한다. 다만 국회의원 정수에 대해 입법자가 공감을 이뤄내야 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만 18세로 선거 연령을 낮추자는 주장에 대해선 “우리나라에서 만 18세면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인터넷 등으로 여러 정보 습득이 가능해 자신의 취업이나 군대·교육문제에 관해 얼마든지 자기 의견을 가질 수 있고 정치적 판단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며 “성년이 못 됐어도 정치적 판단 능력 측면은 다르게 봐야 한다는 생각에서 지난 헌재 결정에서 소수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한편 이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김종삼 시인의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는 시를 소개해 주목을 받았다.

이 후보자는 이 시를 읊은 이유에 대해 ”시인과 다름없이 살아가시는 인정 많은 우리 국민들이 헌법이라는 우산 아래 기본적 인권을 보장받으며 비합리적인 차별을 받지 않으실 수 있도록 헌법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라며 “헌법재판소는 고단한 삶이지만 슬기롭게 살아가는 우리 국민이 내미는 손을 굳건하게 잡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또 “2년 전 ‘법률가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주제로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특강할 때 법률가는 정의를 먹고 산다고 강조했다”며 “우리 모두, 특히 법률가를 지원하는 젊은이들이 시험용 법률 공부만 할 것이 아니라 정의가 무엇인지 탐구하고 추구하자는 뜻에서, 또 불평등이 없는 세상은 없지만 결과의 불평등을 초래하는 출발선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랑에 바탕을 둔 정의를 추구함으로써 형평과 사회 평화를 이룩하자는 뜻에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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