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곤 “기자들 비난은 사장 편파보도 지시 때문”
김시곤 “기자들 비난은 사장 편파보도 지시 때문”
항소심 준비서면에 “청와대 요구로 사표 강요, 말할 수 없는 분노”… "부당 지시 막으려 가짜 큐시트 만들기도"

이른바 이정현 녹취록 등 청와대의 보도개입과 인사개입 의혹을 폭로한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KBS 사장들의 친정부적 편파보도 주문 관행을 비판하는 서면자료를 법정에 제출했다.

김 전 국장은 길환영 전 KBS 사장의 보도개입과 사표제출 압박을 폭로한 이유에 대해 “청와대 요구로 보도책임자에 사표를 내라한 것에 말할 수 없는 분노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이 서면에 썼다.

7일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징계무효확인소송 항소심 변론 준비서면을 보면, 김 전 국장은 KBS의 사장선임 등 구조적 문제점에 의해 사장이 보도국장에 보도개입이 있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전 국장은 준비서면을 최근 서울고법 민사2부(재판장 권기훈 부장판사)에 제출했다.

‘김 전 국장이 2014년 5월9일 기자회견에서 국장직 사퇴의사를 밝히기 전에도 이미 KBS 노조 등 구성원으로부터 과도한 보도개입, 독단적 업무방식 등을 이유로 사퇴요구를 받아왔다’는 원심(1심)재판부(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 판단에 대해 김 전 국장은 이같이 반박했다.

그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보도책임자인 보도국장이 부하 기자들이나 노조 그리고 기자협회 등으로부터 비난을 받은 이유는 KBS 이사회에서 KBS의 사장을 정치적으로 선임하고, 정치적으로 임명된 사장이 자신의 사적 이익을 위해 친정부적 불공정 편파보도를 직·간접적으로 보도국장들에게 주문해온 적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이 지난 6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 법정 출입구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김 전 국장은 정부·여권 추천 이사 7인, 야권 추천 이사 4인으로 구성된 이사진의 과반수 찬성에 의해 사장이 선임되는 사장 선임구조를 들어 “사장의 연임제한 규정도 없다보니 사장은 자신의 재선임을 위해 KBS를 친정부·친여권 성향으로 이끌면서 생겨난 폐습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 전 국장이 폭로 기자회견 이전까지 보도국장 재임중 사장의 부당한 지시에 편승해 방송독립성과 제작자율성을 침해했다는 1심 판단에 대해 김 전 국장은 비망록 작성을 반박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보도국장직 수행을 시작한 뒤 길환영 전 사장의 불공정 보도개입을 경험하면서 국장 업무 일일기록(비망록)을 작성했다”며 “비망록의 34개 사례 가운데 11개 사례에서 인사권자인 사장과 대놓고 맞설 수 없는 당시의 상황 하에서 길환영의 부당한 지시·개입을 배제하려는 나름대로 노력을 다했다”고 해명했다. 

김 전 국장은 “비망록을 작성한 행위 또한 부당한 지시·개입에 저항하고자 노력했던 증거의 일단일 뿐 아니라 언젠가는 이를 폭로, 고발하려는 준비의 일환이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전 국장은 자신이 2014년 5월16일 기자협회에 제출한 길환영 사장의 부당 지시·개입 사례(5월1~8일) 가운데 길환영 사장의 부당한 지시를 막기 위해 가짜 큐시트까지 사장에게 보낸 일도 있었다고 준비서면에 썼다.

김 전 국장이 폭로 기자회견 당시까지 길환영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음에도 버림받았다는 강한 배신감과 충동적으로 발언했다는 원심 재판부 판단에 대해서도 항변했다.

▲ 김시곤(오른쪽) 전 KBS 보도국장이 6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 청사에서 징계무효확인소송 항소심 재판을 마치고 청사 밖을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그는 길 전 사장의 부당한 보도개입과 사표 압력을 폭로한 이유에 대해 “전적으로 길환영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지도 않았으며, 기자회견 폭로도 ‘길환영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강한 배신감’ 때문이 아니다”라며 “길환영이 부당 보도개입해온 것도 모자라 최고 정치권력기관인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권력과는 대척점에 서있는 기자들의 수장격인 보도국장에게 사표를 제출하라는 말에 말할 수 없는 분노를 느꼈기 때문에 폭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국장은 징계위원회 등을 통한 정당한 절차를 통한 것이 아닌 사표 요구가 사규를 어긴 것이라며 “(이렇게) 사규를 어겨가며 기자들의 대표격인 보도국장의 사표를 받으려고 한 길 사장에 대한 분노에서 촉발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보도 독립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였기 때문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김 전 국장은 지난 2014년 5월9일 길환영 사장 퇴진 촉구와 보도개입 등 폭로 기자회견을 연 뒤 그해 11월 정직 4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후 김 전 국장은 징계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으나 1년5개월여의 재판 끝에 패소했다. 김 전 국장이 다시 항소함에 따라 지난 6일 항소심 재판(변론준비기일)이 처음 열렸으며, 오는 8월26일 재판이 속개된다.

KBS 측의 소송대리인인 김현근 변호사(법무법인 대륙아주)는 반대준비서면을 아직 법정에 제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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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탄백두산산삼독사주 2016-07-08 00:54:39
불법 짝퉁권력의 부당한 지시에 불복하다 제거된 김시곤 보도국장!
당신의 용기있는 행동에 박수를 보냅니다
꼭 이기고 복직되길 바랍니다
나중에 방통위 맡아도 잘 하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