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 노동자 아내의 호소 “사람 대접 받도록 해달라”
경비 노동자 아내의 호소 “사람 대접 받도록 해달라”
[현장] 이만수씨 추모집회 500여명 참석 “입주자 대표회의는 사과하라”

지난 7일 사망한 신현대아파트 경비노동자 고 이만수씨의 유가족과 동료 노동자들이 신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가해 입주민을 규탄했다.

‘경비노동자 대책 및 투쟁을 위한 시민단체 연석회의’ 소속 500여명은 9일 서울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건너편 인도에서 ‘이만수열사 추모 및 경비노동자 인권 쟁취 결의대회’를 열었다. 연석회의측은 신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사과를 요청했으나 공식적인 사과를 받지 못한 상황이다.

이만수씨는 지난달 7일 오전 아파트 입주민에게 인격모독적 발언을 들은 후 분신을 시도했으며 한 달 동안 투병생활을 하다 지난 7일 숨졌다. 인격모독적 발언을 했던 입주민은 수시로 경비노동자들에게 인격모독적인 발언과 행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만수씨의 아내는 고인의 빈소를 비울 수 없어 집회참석 대신 음성편지를 통해 심경을 전했다. 이만수씨의 아내는 “그동안 노조가 무엇인지, 투쟁이 무엇인지 관심갖지 않고 살았지만 이번 일을 겪으며 많은 분들이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만수씨의 아내는 “아직도 남편에게 사과하지 않는 가해자 할머니와 입주자 대표회의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며 “경비노동자가 사람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 고(故) 이만수씨의 추모집회 참가자들이 신현대아파트 단지 내에서 추모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신현대아파트 입주자의 발언도 이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입주자는 “이만수씨가 분신했던 아파트의 입주자로서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과를 하고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입주자대표회의의 태도는 다른 입주자들한테도 피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대아파트에서 이만수씨와 함께 일했던 동료 경비노동자인 김인준씨는 “이만수 열사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며 “앞으로 싸움이 쉽지 않겠지만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입주자 대표들이 이만수씨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길 바라며 더 이상 입주민들이 우리 경비원들을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서울 노원구 아파트 경비 노동자인 이아무개씨는 경비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한경에 대해 토로했다. 이씨는 “전단지를 걷으러 아파트 꼭대기층에 올라갈 때면 옥상에서 뛰어내릴까하는 생각이 든다”며 “오늘도 경비노동자들은 인격모독적 발언을 듣고, 저급한 임금과 형편없는 근무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실제 이만수씨 분신 이후 노원구에선 경비노동자들의 모임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많은 경비 노동자들이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집회를 끝낸 후 신현대아파트 단지 일대를 행진했다. 집회참석자들은 행진 중 이만수씨가 분신을 했던 곳인 103동 앞 주차장에서 “가해자는 사죄하라! 노동인권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후 집회 참석자들은 신현대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 차려진 이만수씨의 분향소에 헌화했다.

민주노총 최정우 미조직비정규전략본부 국장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향후 계획에 대해 “헌화가 끝난 이후 노동자대회에 참석해 추모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다음주부터는 이만수열사 대책위 차원에서 구체적 투쟁방향에 대해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우 국장은 이만수씨의 장례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논의 중이지만 빠른 시일 내에 장례를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 고(故) 이만수씨의 동료 노동자가 신현대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 설치된 이만수씨 분향소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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