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허·폭행·연행·구속…도 넘은 朴정부 집회자유 탄압
불허·폭행·연행·구속…도 넘은 朴정부 집회자유 탄압
노동당 부대표 등 증거인멸·도주우려로 구속수감…변호사들 “경찰이 오히려 위법·표적수사”

경찰이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고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는 시민을 대규모로 연행하는가 하면 무리하게 구속수감까지 하면서 정부 비판에 대한 탄압이 도를 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지난 10일 6·10 민주항쟁 27주년을 맞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 촉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청와대 만인대회’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와 김창건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한 시민회의 사무총장을 연행한 후 1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찰은 구속영장 청구 이유로 증거인멸과 도주우려, 재범의 위험성 등을 들었지만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 위반자의 경우 그동안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해 왔다. 특히 두 사람 모두 주거지가 확실하고 집시법 위반으로 인멸할 증거도 불분명해 과잉 수사라는 지적이 따른다.

한웅 변호사는 1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헌법상 공당의 부대표이기도 하고 가정도 있어 주소지가 명확한 사람에게까지 구속 수사하는 것은 겁주기 용으로 밖에 안 보인다”며 “경찰이 집시법 위반 사범에 증거인멸을 운운하는 것은 유죄를 증명하는 소명을 듣는다는 이유로 시위 참여 세력을 전반적으로 조사해 위협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0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 앞에서 열린 ‘6·10 청와대 만인대회’에서 경찰 조명차 위에 올라간 시민을 경찰이 강제로 끌어내리고 있다. 사진=유용준 시사신문 기자
 
서울종로경찰서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신청한 구속영장에 따르면 경찰은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로 “피의자가 주도적으로 주최한 시위에 대해 타 피의자들과 서로 진술 내용에 대한 모의를 통해 증거를 인멸할 우려 있다”며 “자신의 범행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질 때까지 수사를 지연할 가능성이 높고 이를 위해 주거지를 이탈·도망할 염려도 높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경찰은 “피의자는 자신의 범행에 대해 반성의 기미가 없이 계속적인 재범의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

경찰이 집시법 피의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재범의 위험성을 거론한 것에 대해 한 변호사는 “과거에 상습범에 대해 보호관찰 처분할 때 재범의 위험성을 따지기는 했지만 형벌을 집행할 때 재범 위험성이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재범 위험성 자체는 보안 처분 요건으로 필요한 조건이지 구속영장 청구 단계에서 필요한 요건과 전혀 무관한데 이는 형사정책과 형법 기본 이론에 대해 무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게다가 경찰은 지난 16일 오후 ‘표현의자유와 언론탄압 공동대책위원회’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정진우 부대표와 김창건 사무총장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직후 사회자 홍순창씨를 수갑을 채워 체포했다.

경찰은 홍씨가 그동안 집회 참가건 등의 출석요구에 불응했다며 체포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씨에 따르면 그는 현재 도망 다니는 상황도 아니었고 담당 형사와도 계속 연락을 하고 있었다. 때문에 집시법 구속자 석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에서 홍씨를 체포한 것은 의도적인 표적 탄압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직접 홍씨를 만나러 갔던 한웅 변호사는 그에 대한 경찰의 체포 작전에 대해서도 “체포 형식을 거치지 않고도 혐의사실이 중대하거나 도망 다닐 사안이 아니어서 수사에 지장이 없었을 텐데 무리한 법 집행”이었다며 “체포영장 유효기간도 훨씬 많이 남아 있어 긴급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10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 앞에서 6·10 청와대 만인대회 행진을 하던 시민들을 경찰이 무더기로 연행하는 과정에서도 인권을 침해하고 폭력을 남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총리공관 인근에서 행진을 하다가 경찰이 연행하는 과정에서 코피를 흘리며 다친 대학생 홍아무개씨(22)는 1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당시 경찰이 뒤에서 목을 감아 패대기쳤고 이후 팔을 꺾어 제압하며 경찰 버스 쪽으로 밀어붙이면서 코가 버스에 부딪혀 피가 났다”며 “경찰 조명차 위에 올라간 사람들도 연행 과정에서 바닥에 떨어져 머리를 다쳤고 한 사람은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을 취재했던 기자들과 만인대회 참가자들, 팩트TV 영상보도 등에 따르면 일부 학생들이 경찰 조명차 위에 올라가 ‘가만히 있으라’, ‘이윤보다 인간을’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자 경찰은 이들을 차 아래로 내동댕이치고 부상 여부 확인도 없이 사지를 들어 연행했다. 또 대회 도중 경찰이 참여자들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한 학생이 머리를 다쳐 의식을 잃고 쓰러져 강북삼성병원으로 이송된 후 치료를 받다가 지난 11일 새벽 퇴원했다.

이날 만인대회에 참석해 이 같은 광경을 목격했던 김종보 변호사는 “경찰은 대회 주최 측이 집회 신고한 61곳을 모두 불허했는데 신고제인 집시법이 사실상 허가제로 변질됐고, 집회의 자유를 막아 놓고 집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자체가 범법자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시민들이 이동을 못하게 경찰이 고립시킨 상태에서 해산명령을 한 것도 문제가 많고, 총리공관 100미터 이내는 집회가 안 되지만 행진의 경우 예외여서 행진도 못하게 해놓고 집회를 했다는 주장은 언어모순”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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