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헌금, 박근혜 사당화의 필연적 결과”
“공천 헌금, 박근혜 사당화의 필연적 결과”
새누리 경선후보들, 보이콧 시사하며 박근혜 압박…‘꼬리자르기’ 가능성도

새누리당 ‘공천 헌금’ 파문이 박근혜 의원을 얼마나 압박할 수 있을까. 당 지도부는 급히 당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진화에 나서며 박 의원에게까지 공세수위가 높아지기 전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김문수·임태희·김태호·안상수 등 대통령후보 경선에 출마한 4인이 당장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황우여 당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경선 보이콧을 시사해 파문이 쉽게 가라앉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번 공천 헌금 파문은 현영희 새누리당 의원(비례)이 4·11 총선 당시 당 공천심사위원이었던 현기환 전 의원에게 공천헌금 3억 원을 건넨 혐의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롯됐다.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정치쇄신’을 전면에 내걸고 총선을 이끌며 “공천개혁이 정치쇄신의 시작”이라 강조해왔다. 때문에 이번 파문은 박근혜 의원을 비껴갈 수 없다.  

비(非)박계인 새누리당 대통령 경선후보들에게는 ‘박근혜 대세론’를 흔들 수 있는 기회다. 김문수·김태호·안상수·임태희 등 새누리당 대통령 경선후보들은 3일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철저한 진상 규명과 납득할 만한 조치 없이 경선일정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경선보이콧을 시사했다.

이날 회견은 당내 실세인 박근혜 경선 후보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자리였다. 후보 4인은 자체 진상규명위원회 구성을 요구함과 동시에 “비례대표 공천 외에 지역구 공천에서도 비박계 의원들이 컷오프라는 미명아래 대거 탈락됐다”며 총선 당시 불공정 공천 의혹 모두에 대한 검증을 요구하는 등 당 지도부와 박 후보를 강하게 압박했다.

김문수 후보는 특히 이번 일을 두고 “사당화의 필연적 결과다. 국민 신뢰에 대한 중대한 배신행위다”라며 박 후보를 겨냥한 비판을 쏟아냈다. 경선후보 4인은 황우여 당 대표가 이번 일에 책임을 지고 4일까지 사퇴할 것을 요구했으며, “사퇴하지 않을 경우 중대한 결심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이들이 총선의 총책임자였던 박근혜 후보를 직접 겨냥하지 않고 황우여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박 후보를 건드리기는 부담스럽고 황우여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 짓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황우여 대표를 시작으로 친박계열과 전면전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있을 수 있으나 황 대표가 사퇴할 확률이 낮은 상황에서 비박계 후보들이 선뜻 모험에 나서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한편 현기환 전 의원은 3일 오후 부산지검에 자진 출두했으며, 현영희 의원도 빠른 시일 내에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히는 등 사안을 진화하기 위한 신속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 최고위원들은 3일 오전 9시부터 12시,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총 5시간에 걸쳐 공천헌금 파문에 대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가졌다. 이날 비공개회의에는 현영희 의원과 현기환 전 의원도 참석했다.
 
최고위원들은 회의 결과에 따라 검찰에게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한편 당 윤리위 차원에서 자체진상 조사를 하기로 합의했다.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쇄신을 강하게 추진해오던 과정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데 대해 국민들께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빠른 시일내에 모든 대통령 경선후보가 참석하는 연석회의를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두 사람의 탈당·출당여부를 묻는 질문에 오전 브리핑에서는 “아직 (혐의)사실 확인이 안 된 상황에서 탈당이나 출당은 혐의를 인정하는 꼴”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으나 비박계 인사들의 기자회견 이후 있었던 오후 브리핑에서는 “두 의원에 대해 탈당 권유 등의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가기로 했다”며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김 대변인은 “검찰이 보다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라며 입장변화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를 두고 새누리당이 박근혜 후보를 보호하고 ‘꼬리자르기’를 하기 위한 조처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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