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공채 15기 기자들이 “선배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공채 15기 기자들은 ‘후배들이 선배에 드리는 글’을 국민일보 내부 게시판에 올렸으나 사측이 이를 삭제하는 일이 반복되자 18일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이 글을 공개했다.

15기 기자들은 “파업이 27일째에 이르렀으나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고 신문도 매일 발행되고 있다”며 “일부 간부들이 ‘신문을 파업 전보다 더 잘 만든다’, ‘파업 해보니 어디가 필요 없는 자리인지 알겠다’, ‘조중동은 이런 일 있을 때 자기 사장을 오히려 감싼다’는 말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올 때 마다 허탈하고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어 “파업에 이르게 된 과정 및 파업 이후 일부 선배들이 보여주고 있는 행동에는 실망을 거둘 수 없다”며 “파업 이후 연일 연합으로 대부분의 지면을 메우는 낯 뜨거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지만 경영진은 대화에 나설 시도조차 없고 부장 등 선배들은 너무나 조용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장이나 경영진을 향해야 할 우리 목소리가 함께 했던 선배들을 향하는 데 대한 부담이 적지 않으나 선배들에 대한 서운함이 분노로 바뀌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편집국에서 일하고 있는 선배들이 후배들의 싸움을 길어지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고 함께 행동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성규 노조 사무국장은 “인트라넷 자유게시판 코너는 자유스럽게 글을 올리는 곳인데 회사는 ‘파업을 유도한다’는 이유로 해당 글을 계속 삭제했다”며 “17일 오후 글이 올라왔는데 5번이나 게재와 삭제가 반복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슷한 내용의 글을)다른 기수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사태가 확산될지 주목된다.

최삼규 경영전략실장은 이에 대해 “글의 맥락이 파업을 권유하거나 선동하는 내용”이라고 삭제 배경을 설명했다. 최 실장은 “합법적인 임금파업이 아닌 사장 퇴진 등 불법적인 내용으로 파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천신만고 끝에 매일 신문을 발행하고 있는 사람들을 선동하는 내용을 회사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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