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제주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캠페인의 후원자가 돼 선전선동에 앞장섰다.”

고영철(사진)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20일 미디어오늘과 전화인터뷰에서 제주-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과정에 있어 언론 보도 태도를 비판했다.

고 교수는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캠페인에 언론들이 대거 동참하면서 ‘묻지마 투표’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꺼내지 못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언론이 긍정적인 측면만을 강조해 특정 의견을 가진 도민들은 침묵을 강요당하고 지배적인 여론을 왜곡했다는 얘기다.

 

또한 고 교수는 “이성적 비판을 하거나 이에 시비를 걸 경우 ‘공공의 적’으로 딱지를 붙이는 사례도 있었다”며 “투표의 문제점을 거론한 한 언론사는 제주도가 광고 집행을 취소했고 결과적으로 다른 언론사들은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꼬집었다.

고 교수는 “소수의 입장과 가치관도 받아들이고 인정해야 한다”며 “자신의 견해와 다르다고 해서 상대를 위협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 교수는 “캠페인 효과를 제대로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캠페인 목표인 세계 7대 자연경관에는 선정됐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투표에 참여하고 이 결과에 자부심을 느끼는지 알아봐야한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관공서에 자동전화기계까지 설치해 몇 백 억 이상 돈을 쏟아 붓고 제주 세계 7대 자연경관이라는 자격증을 땄다고 할 경우 어느 누가 기뻐하고 신뢰하겠느냐”며 “지금부터라도 제주도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갈수 있도록 언론은 이와 관련된  정보를 자세하고 풍부하게 제공하는데 온 힘을 기울여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그래야 무너질 대로 무너진 제주언론의 신뢰도와 공신력을 그나마 조금이라도 회복하고 국가의 품격, 제주도민의 자존심이 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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