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가 조선일보 종편인 TV조선에 자사 콘텐츠인 '세계테마기행'과 '다큐프라임'을 판매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노조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9일 EBS노조에 따르면 최근 사측이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세계테마기행>(28회분)과 <다큐프라임>(24회분)을 낮은 가격에 판매했다. 판매 가격은 1회분당 160만원선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통상적인 경우보다 낮은 편이다.

EBS는 종합편성채널 출범 후 종편 채널에 학습채널이 밀려나고 강제퇴거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케이 블방송사업자(SO)들은 내년부터 EBS 플러스1(수능방송)과 플러스2(초중학 및 직업), EBS 잉글리쉬(영 어학습) 채널을 변경하거나 채널편성에서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EBS는 노사가 함께  '채널 수호 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대응방침을 모색중이다.

그러나 EBS노조는 사측이 EBS컨텐츠를 조선 종편에 판매한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류성우 EBS 노조위원장은 "최근에야 이 사실을 알고 개인적으로 매우 당황스러웠다"며 "종편에 공익채널 EBS 학습채널이 밀려나고, 강제퇴거 당하는 상황인데 TV조선에 조합원들이 피와 땀을 흘린 콘텐츠를 판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부 구성원들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EBS 사업팀은 노조측에 "TV조선과의 콘텐츠 판매계약은 TV조선 측에서 문의가 와 실무진 검 토를 통해 종편 출범 전인 한달 전에 이뤄졌고, 낮은 단가는 2000년대에 책정된 이후 재검토가 없이 진행됐기 때문"이라며 "12월중에 단가 재조정 등 전반적인 컨텐츠 판매 정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

또한 "TV조선과의 계약에서 앞 뒤 타이틀과 제작자 크렛딧 변형을 하지 않기로 명시했다"며 "계약사항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기관 차원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류성우 노조위원장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각종 특혜를 받고도 시청률 부진이라는 저조한 성과를 낳 고 있는 종편에 자존심과 체면을 구겨가면서까지 콘텐츠를 판매하는 게 옳은 일이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일"이라고 강조했다.

류현위 EBS 사업단장은 "노조의 문제 제기에는 기본적으로 공감하고, 종편 출범으로 인한 폐해를 우려 하고 있다"며 "하지만 종편 견제의 방향성과 콘텐츠 판매 여부를 연관짓는 일은 또다른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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