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국과 동시에 ‘강호동 야쿠자 연루설’ 보도로 선정성으로 승부를 보려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동아일보의 종편 '채널 A'가 이번엔 ‘섹스 동영상’을 모자이크만 처리한채 뉴스로 내보내 관음증을 자극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사고 있다.

지난 5일 방송인 A씨로 추정되는 섹스 동영상과 관련 사진이 올려진 블로그가 누리꾼 사이에 퍼지며 연예·스포츠 인터넷매체 위주의 언론들이 앞다퉈 기사화하고 나섰다. 일부 언론은 동영상의 내용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누리꾼의 ‘충격’적인 반응을 담는 방식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 같은 보도행태는 주로 인터넷상에서 이뤄질 뿐 적어도 시청자에 무차별적으로 영상을 통해 전달하는 방송사들은 일체 보도하지 않아왔다. 지상파 방송 3사는 일체 보도하지 않았다. YTN과 종편채널 MBN은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는 내용까지 보도했으나 해당 블로그나 동영상을 방송으로 내보내진 않았다.

그러나 개국한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은 채널A는 이 내용을 연일 메인뉴스에서 방송했고, 뉴스의 내용도 블로그에 오른 동영상과 A씨의 나체사진을 모자이크처리만 했을 뿐 그대로 내보내는 등 자극적인 방식으로 꾸몄다.

채널A는 지난 5일엔 메인뉴스인 <뉴스830> ‘유명 여성 방송인 A씨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고소’라는 단신뉴스를 내보낸 데 이어 6일엔 방송의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채널A는 “유명 방송인 A씨의 전 남자친구라 고 주장하는 재미교포 C모씨의 인터넷 블로그”라며 A씨의 논란이 되고 있는 섹스 동영상의 성행위 장면과 나체사진을 모자이크 처리해 방송하는 등 전형적인 ‘관음증’ 자극성 보도를 했다.

채널A는 “이 블로그엔 C씨로 추정되는 인물과 외모가 A씨와 흡사한 여성이 함께 찍은 사진, 그리고 A씨처럼 보이는 여성의 나체사진이 추가로 게시됐다”며 “C씨는 또 일부 네티즌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자신의 폭로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했다”고 게시자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담았다.

특히 채널A는 “A씨가 C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자 맞불을 놓은 셈”이라고 전달했을 뿐 A씨의 입장을 담은 언급은 전혀 없었다. 사안의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C씨의 일방적 주장만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윤정주 소장은 “최근 '방송인 A양 동영상'을 기사화하는 언론의 태도를 보면 굉장히 우려스럽다”며 “하나같이 A씨 입장은 검증하지 않고, 동영상을 퍼뜨린 C씨의 일방적 주장만을 담아 확대 재생산해 인권침해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정주 소장은 “연예인이라고 해도 한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인데 이를 ‘아니면 말고’ 식으로 기사화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선정적 보도로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함”이라며 “이런 보도 태도는 반드시 지양돼야 하며, 만일 계속된다면 방통심의위 신고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중석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실위원장도 "선정성을 넘어 수준이하"라고 혹평했다. 박중석 위원장은 "성행위 장면을 모자이크 처리했다치더라도 영상물이라는 점에서 시청자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등 방송 자체로 무슨 의미를 갖는지 모르겠다"며 "격이 다른 보도를 하겠다더니 강호동 야쿠자설 영상을 비롯해 선정적인 뉴스를 전면배치한다는 것은 방송 자체의 능력 부재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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