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공동으로 구성한 ‘조중동 방송 공동모니터단’은 1일 개국한 종편채널들이 “우려했던 대로 시작부터 부실한 밑천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며 “첫 방송만 봐도 조중동 방송은 퇴출이 불가피하다"고 비판했다. 공동모니터단은 "고작 이런 방송을 하겠다고 그동안 위법·탈법·특혜를 남발하고 기업들을 협박하며 패악을 부려 왔다는 것이 어처구니없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공동모니터단은 “뚜껑을 연 조중동방송은 함량미달”이라며 “시청자들은 안중에도 없는 수준 이하의 졸속 방송을 갖고 무슨 배짱으로 개국을 밀어붙였는지 기가 막힐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졸속 개국은 최소한의 방송의 공공성도 외면한 채 오로지 12월 광고비 직거래를 통해 자신들만 배불리겠다는 태도에 다름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또한 위법과 탈법, 특혜로 얼룩진 종편 개국을 정당화하고 미화하기 위해 자신들이 과거 군사독재 시절 언론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앞장선 것처럼 띄웠다”며 “중앙종편은 TBC의 정신을 잇는 방송이라고 시종일관 강조했고 동아종편도 과거 동아방송 탄압 사실을 부각하며 그 전통을 이었다고 하지만 이런 자화자찬은 낯 뜨거운 걸 넘어 역겹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 동아는 군사독재시절부터 철저하게 정권 편에서 호의호식해왔고 언론자유 투쟁을 매도해왔으며 특히 동아는 75년 언론자유를 위해 싸웠던 동아일보와 동아방송 기자와 PD 130여명을 대량 해직하고 아직까지 사과와 배상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종편의 문제점은 메인뉴스에서 확연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공동모니터단은 조선종편의 ‘공짜의 역습’, 동아종편의 강호동 보도 등을 예로 들어 “신문 논조의 방송화, 종편 개국 정당성 강변, 선정주의”를 문제로 꼽았다. 이어 종편 4사에 모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출연한 점을 들어 “친 한나라 성향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박중석 민주언론실천위원회 위원장(종편 공동 모니터단)과 일문일답.

- 종편 개국방송에 대해 총평을 하자면?

"인상적이었던 것은 차기 대권주자로 유력한 박근혜 띄우기였다. 그리고 저널리즘의 기본과 원칙도 없는 방송, 준비도 없이 졸속으로 개국한 종편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들은 종편이 개국했다며 자화자찬 했지만 기본적 방송 원칙도 부족했다."

- 시작하자마자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방송사고는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개국 첫날부터 방송사고가 나왔다는 것은 준비부족을 드러낸다. 편성표가 하루 전에도 안 나왔고 1시간 단위로 바뀔 정도였다. 종편들이 호언했던 콘텐츠 경쟁력과 국제적 미디어의 성장, 시청자들의 볼거리 제공은 그냥 한 말에 불과했다. 12월 광고를 독식해서 배불리겠다는 의도가 뻔히 보였다."

- 중앙종편을 제외하고 시청률이 1%도 안 나왔는데?

"많은 사람들이 종편의 문제점을 많이 알고 있을 것이다. 정권의 비호로 만들어진데다 그동안 조중동이 보여왔던 해악이 있었다. 이제 시민들도 조중동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SNS 등에서는 (종편)채널 숨기기, 채널 삭제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 1일 공동 개국식에서 여권 인사들이 조중동 방송이 신뢰를 받을 것이라 했다.

"한나라당이 날치기 악법으로 통과시켜 만든 종편이니까 그들에겐 이쁘게 보일 것이다. 그런데 국민적으로 보면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방송이라는 의견이 많다. 조선일보가 리포팅을 하면서 언론노조 파업에 대해 ‘소수 주장’, ‘종편의 평가는 시청자의 몫’이라 하던데, 시청자들은 이미 판단했다. 신문이 이미 보여줬으니까."

- 종편 4사 모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초청했다.

"그럴 수는 있다. 그런데 4년 6개월 만에 공식 인터뷰를 한다는 박근혜가 왜 종편을 선택했을까? 특별히 이야기 하지 않아도 다 알 것 같다. 종편이 어떤 세력에 의해 키워졌고 누굴 응원하려 하는지, 박근혜도 코드가 맞았다고 생각했기에 나간 것 아닌가?

차기 대권주자이기 때문에 개국 특집으로 인터뷰를 했다면 박근혜의 정치적 구상이 뭔지, 복지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지, 한나라당의 문제점을 진단한다던지 이런 식으로 속속들이 따져야 했는데 마치 연예인 데려다 놓고 안방토크 하는 식이었다.

언론이 차기 대권주자를 한 시간이나 인터뷰를 했다면 뉴스가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대선후보로서의 판단자료를 시청자들에게 제공해야 하는데, 박근혜로부터 원하는 뉴스가 나오지 않았다. 그냥 얼굴 알리는 자리로밖에 안보인다."

- 종편들이 개국하면서 어떤 특종뉴스를 터트릴지도 관심사였는데, 동아종편은 강호동 특종(?)을 터트렸다.

"개국 첫날부터 포털을 움직일 만한 대단한 특종을 터트린다더니 강호동 야쿠자 모임 참석이었다. 이건 선정주의를 떠나 기본적인 저널리즘의 원칙도 지키지 않은 것이다. 강호동이 왜 그 모임에 갔는지, 실제로 조직 활동을 했는지 같은 연관성은 따져묻지 않고 이 동영상 하나로 프리젠테이션 한 것이다.

기본적인 추가취재도 없다. 그것은 선정주의라고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다. 적어도 선정주의는 저널리즘 원칙을 지키면서 과한 점을 있다는 것인데, 저널리즘 원칙에 맞는지도 의심스러운 보도를 했다. 부끄러운 상황이다.

김연아씨의 경우에도 조선일보의 과장이 있었다. 나름대로 개국 첫날이니 튀고 싶었겠지만 튀는 것도 정도와 양식이 있다. 극히 조선스러움이다. 작은 것을 큰 것처럼 만드는, 극히 조선일보다웠다. 이런 과장이 보도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관심 가져야 한다."

- 중앙종편은 TBC를 잇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TBC의 80년 광주영상을 공개했다.

"광주 영상을 지금 공개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공개를 하려 했다면 중앙일보에서 먼저 보도하면 되는 것이다. 요새 중앙일보도 영상서비스를 하지 않는가? 그때 공개했어야했다. 2000년 이후에는 그것을 공개한다고 두려움을 갖거나 검열할 필요도 없었다. ‘섹시한 것’을 보여주려 찾다 찾다 구색이라도 갖추려고 공개한 것 아닌가?"

- 공동모니터단은 매일 브리핑을 하는가?

"주 1회를 기본으로 하지만 문제적 보도가 나오면 즉각적으로 대응 할 것이다. 시사와 메인뉴스, 보도 등을 직접적으로 모니터하고 드라마나 오락의 선정성, 폭력성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조중동 종편이 어떤 보도를 할 것인가? 국민의 편에서 할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 그럼 그 폐해는 무엇인가는 역사적 기록을 남기듯 기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런 방송 만들어지면 안된다는 점을 시민들과 공유하려 한다. ‘안 보기 운동’과 맥은 같이 하지만 그 폐해를 적나라하게 낱낱이 기록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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