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출범을 하루 앞둔 30일  '보도투쟁'이 시작됐다. 족벌언론을 제외한 신문업계는 종편 출범이 미디어 생태계를 붕괴시키고, 여론 왜곡 현상을 심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먼저 깃발을 올린 경향신문은 30일 1면 머리기사와 2, 3 2개면을 할애해 종편출범의 의미와 파장을 집중조명했다.

1면 <종편 출범...'미디어 대재앙'의 시대로> 머리기사에서 "보수주의와 친재벌의 거대 신문사들이 방송까지 진출하게 되면서 보수 과잉의 여론 왜곡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특히 "종편 등장으로 광공시장도 약육강식의 무한 경쟁체제로 돌입하게 돼 미디어 생태의 급속한 붕괴가 우려된다. 광고 수익이 급감하는 중소 언론사들은 경영 기반이 위협받고 그 결과 여론 다양성이 훼손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특히 경향은 2면 <낙하산으로 방송 장악한 MB, 종편으로 친정권 방송 완결> 기사에서 “종편은 시민․소비자의 요구나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탄생했다”며 “보수신문의 방송진출 길을 터주고 친여, 보수 미디어를 강화하려 한 이명박 정부의 선택이 작용했다"며 종편 출범 태동엔 각종 특혜가 있었음을 드러냈다. 종편 출범은 MB정권의 언론장악을 위한 '정치적 산물'이라는 얘기다.
 

종편탄생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2007년 11월 신문,방송겸영 허용을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본격화됐다. 한나라당은 2009년 7월 신문과 대기업이 지상파와 종편, 보도전문채널의 지분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미디어법 개정안'을 날치기 처리해 보수 신문사의 방송 사업 진출에 길을 터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10년 12월 종편 사업자로 조선,중앙,동아,매경을 선정하고, 종편채널이 생존할 수 있도록 중간광고 허용, 광고시간 대폭확대, 직접광고영업 15~20번 황금채널 부여하면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같은면 <종편에 미국 자본 본격 참여 땐 공영성.다영성 장치도 무력화> 기사에서는 "한미FTA와 종합편성채널 출범으로 국내 방송시장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고 밝혔다. "종편에 미국자본이 본격적으로 참여할 경우 방송의 다양성과 공영성을 지키기 위한 입법활동이나 각종 규제조치가 한미FTA '투자자-국가 소송제'에 걸려 무장 해제될 가능성"을 근거로 삼았다.
 

정인숙 가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한미FTA와 종편-군소 방송채널 퇴출 직면> 기고를 통해 "한미 FTA와 종편의 등장은 국내 콘텐츠 시장의 경쟁구도를 심화시키고, 이는 인력시장의 규모를 확대하기보다는 축소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군소 방송채널 퇴출 위기와 이로 인한 여론 다양성 훼손을 우려했다.

경향신문은 30일을 기점으로 종편개국일인 12월1일~3일 많게는 5면까지 종편 출범의 의미와 MB정부의 언론장악, FTA 날치기에 대한 왜곡보도 등을 중점 보도할 예정이다. 강진구 경향신문 노조위원장은 "1일 4개 종편사가 특혜속에 출범하는 걸 무덤덤하게 지켜보면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시나리오를 암묵적으로 승인하는 큰 과오를 역사에 남길 수 있다"며 "종편 출범에 따른 미디어 생태계 교란을 막기 위해서는 논리의 대결이 아니라 힘의 대결이 필요하다"며 적극적인 보도투쟁 의사를 밝혔다.

한겨레는 종편 출범 당일인 12월1~2일 3~5면을 할애해 '보도투쟁'에 나설계획이다. 전종휘 한겨레 노조위원장은 "한겨레가 기존에 보도해왔던 종편출범 시리즈를 기반으로 MB정권의 언론장악을 집중 조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조중동 보수신문인 국민일보도 10,11면 2개면을 할애, 종편 출범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일보는 <신문 등에 업은 공룡, 광고사냥 땐 미디어 생태계 파괴> 기사에서 “영향력이 큰 새로운 매체들이 무더기로 진입하면서 방송시장은 물론 미디어업계 전체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며 "채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시각도 있지만 특혜로 무장한 종편들이 과당경쟁을 주도해 미디어 생태계를 병들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잖다"는 목소리를 냈다.
 

세계일보는 <종편 폐해 막으려면 미디어렙 입법 서둘러야> 사설을 통해 “종편 편들기가 사뭇 노골적다...채널 배정만 봐도 외압없이는 불가능한 일 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정부는 미디어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강조한다. 시장교란 행위를 방치하면서 그런 소리가 어찌 나오는지 문제된다"며 속내를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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