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대부분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환영한다. 극소수의 반미 주의자들이 있는데 이들은 매우 목소리가 크고 적극적이고 무슨 일이 나면 가장 먼저 거리로 나와 불만을 쏟아낸다.”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의 공영 라디오 방송 NPR에 출연해 한 말이다. NPR은 현지시간으로 15일 보도에서 “불도저라는 별명을 가진 이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에 한미 FTA와 악화된 북한 관계, 양극화 문제 등으로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에 대한 견해 차이를 “오랫동안 지속 돼 왔던 정치적 갈등의 한 부분일 뿐이며 국회가 FTA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지만 NPR은 “그는 점점 더 강한 결속력을 발휘하고 있는 반 FTA 시위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도 이 대통령은 ”지금 당장 두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제가 추구한 대북 정책은 상당한 결과물을 가져왔다“면서 ”여러가지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NPR은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결과적으로 남한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잃고 있다”고 유보적인 평가를 내렸다. 연세대 북한 전문가 존 들러리 교수의 말을 인용, “변화가 있다면 북한의 태도가 좀 더 공격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언을 인용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나는 이 대통령 취임 이후, 그의 정치와 정책에 크게 실망했다. 그가 추구하고자 했던 패러다임은 구시대적이다. 이 대통령은 경제뿐 아니라 사회 및 정치적인 사안에서도 많은 실수를 저질렀다. 내가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들 결심을 한 것도, 서울 시장으로서 그의 정책들을 바꾸기 위해서다."

NPR은 “이 대통령의 재임 기간 가운데 빛나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그가 미국과 전례가 없었던 가까운 관계를 맺었다는 것”이라면서도 “오바마 대통령의 이 대통령에 대한 확신은 한국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사라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방송은 “오랫동안 지속 중인 이명박 정부의 정치적 교착상태는 이 대통령을 곤란하게 할 수도, 또 그와 오바마 대통령의 돈독한 관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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