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이명박 대통령 사저 논란과 관련해 본인 명의로 돌려놓으라고 한 당일 청와대가 대통령 명의로 이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 박정하 대변인은 11일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국빈방문을 위해 출국하기에 앞서 장남 시형씨 앞으로 된 서울 내곡동 사저 땅을 매입절차를 거쳐 즉시 명의를 변경키로 했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대목은 청와대의 전격적인 조치와 조선일보의 이날 사설이 ‘닮은꼴’이라는 점이다. 조선일보는 11일자 <이 대통령, 사저 본인 명의로 돌려놓아야>라는 사설에서 “부지 매입이 끝나고 사저 위치도 일반에 알려진 이상 사저 명의부터 대통령 본인으로 바꾸는 게 맞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명박 대통령.
@CBS노컷뉴스

조선일보는 사저 명의를 대통령 명의로 바꾸는 것을 해법으로 제시했지만, 이를 ‘출구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명박 대통령 사저 논란과 관련해 부동산실명제법 위반과 편법증여 의혹 등 불법·탈법 논란이 불거지자 일단 급한 불을 끄자는 생각으로 ‘명의 변경’이라는 해법을 탈출구로 삼으려 한다는 시각이다.

실제로 경향신문은 <'편법·위법 의혹' 대통령 사저 신축 재고해야>라는 사설에서 "역대 대통령 그 누구도 퇴임 이후 사저를 신축하면서 아들의 이름을 빌리는 따위의 편법은 쓰지 않았다"면서 "청와대는 이러한 위법·편법 의혹으로 얼룩진 사저 신축 계획을 지금이라도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향신문은 내곡동 사저 신축계획 자체의 백지화를 요구했고, 조선일보는 명의 이전이라는 방안을 제시했다. 청와대는 결과적으로 조선일보의 해법을 따른 셈이다. 문제는 명의 이전을 한다고 이명박 대통령 가족의 위법·불법 행위 논란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조선일보 10월11일자 사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위치 선정부터 강남 재개발 지역에서 가장 땅값이 많이 올랐다는 의혹이 있는 지역을 고른 것, 사는 과정에서 아들 이름으로 이상한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해서 사고, 현행법상 부동산실명법 위반이 아니면 편법 증여로 증여세 추징 문제가 떠오르는 보통 사람 같으면 부동산실명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물거나 편법증여로 증여세 당장 물어야 할 것이다. 이런 일을 현직 대통령이 자기 아들을 시켜서 하는 것을 방치하는 청와대 참모들은 도대체 뭐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