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 뉴스통신사 ‘뉴스1’ 창간을 준비 중인 머니투데이가 선발주자인 뉴시스를 인수·합병할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언론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과 장재국 뉴시스 회장은 만남을 갖고 지분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양도 금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6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재국 회장의 뉴시스 지분은 70% 가량으로, 뉴시스는 오는 29일 주주총회를 열어 매각 건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두 회장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간부·직원이 같은 한국일보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는 양사는 한때 콘텐츠 제휴를 하는 등 그간 협조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머니투데이는 이미 10% 안팎의 뉴시스 지분을 보유한 상태여서 이번 인수는 대주주 변경의 의미도 담겨 있다.

언론계에서는 자금력을 앞세운 머니투데이와 경험·조직이 갖춰진 뉴시스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9년 연속 흑자 살림과 보도채널 공모 때 확보한 자본까지 있는 머니투데이는 지방을 포함해 약 170~200명 규모의 통신사 인력을 구축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편집국장과 주요 부서장 등 60여명의 편집국 인원을 뽑은 뉴스1에, 뉴시스의 본사 취재 인력 100여명이 더해지면 이 목표를 단박에 해결할 수 있게 된다. 뉴시스엔 또 150여명의 지방주재 기자도 있다. 종합편성·보도채널의 출범과 인력 스카웃 경쟁 등으로 안 그래도 구인난이 심한 상태였다.

양측은 계약 과정에서 뉴시스 인력의 ‘100% 고용승계’도 명확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언론노조 뉴시스지부 오종택 지부장은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합병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한다면 대응을 하겠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으로 안다. 이번 대주주 변경은 뉴스1-뉴시스 모두 ‘윈-윈’ 하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없지 않다. 뉴시스지부는 19일 성명을 발표해 “머니투데이가 종합 뉴스통신사 운영에 어떤 철학과 소신을 갖고 있는지 분명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저임금구조에서 묵묵히 일해 온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은 뉴시스의 숙원이자 최대 현안이기에 새로운 경영진은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선의지를 갖고 노동조합과 대화로서 풀어나갈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합병 통신사명은 ‘뉴시스’가 유력시되고 있다. 뉴시스가 10년 이상된 브랜드로 출입기자단 등록 등 현실적인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뉴스1의 한 간부는 이와 관련 “이번 인수·합병은 우호적이고 상호보완적인 관계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통신사명 선택도 그런 분위기의 연장에서 결정될 것으로 안다”며 “그간 통신시장을 거의 독점해왔던 연합뉴스의 ‘진정한 경쟁상대’가 출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내에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반응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 “보도채널 준비·개국 등 안 그래도 업무량이 많아진 상태에서 새 통신사와 속보경쟁, 질적 경쟁까지 벌어진다면 부담이 꽤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금력 등을 앞세운 뉴스1-뉴시스 연합군은 기존 뉴시스보다 좀 더 강력한 경쟁자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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