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방사능 공포를 몰고왔던 후쿠시마발 방사능비가 오는 18~19일 전국에 걸쳐 다시 내릴 가능성이 제기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이날 비를 가급적 맞지 않는 것이 좋으며,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기상청은 17일 오후 예보에서 18일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흐리고 이른 새벽에 경기 서해안 지방을 시작으로 전국에 걸쳐 비가 내리고, 서울과 경기도지방의 경우 밤부터 점차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상청은 이번 비에 대해 “지역적인 편차가 매우 크고 상층에 찬공기가 위치하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져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가 치는 곳이 있을” 전망이며 “특히 강원 영동지방과 경북 동해안지방은 모레(19일)까지 비가 이어지면서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고, 강원 산간지방과 경북 북부산간에서는 비로 시작됐다 오후 늦게부터 기온이 낮아져 많은 눈이 올 수도 있다”고 예보했다.

18일부터 전국에 걸쳐 내리는 빗물 속에 후쿠시마발 방사성 물질이 포함돼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세계 여러 기상기구를 통해 일찌감치 예상돼 ‘방사능비’가 우려되고 있다.

   
▲ 독일 기상청이 지난 16일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한 19일 0시 한반도 상공의 방사성물질 분포도.
 
   
▲ 독일 기상청이 17일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한 19일 0시 한반도 상공의 방사성물질 분포도.
 
독일 기상청은 지난 16일 후쿠시마 방사성 물질 전파 시뮬레이션을 통해 19일 0시를 기준으로 방사성물질이 한반도 중부지방부터 남부지방까지 남한지역 전체를 뒤덮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독일 기상청이 17일 발표한 시뮬레이션에는 같은 날(19일) 0시를 기준으로 방사성물질이 한반도 동해상 독도인근까지만 확산되는 것으로 수정 발표했다.

하지만 독일 기상청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20일 0시를 기준으로 할 경우 방사성물질은 한반도 부산인근을 기점으로 경상도와 강원도 일대 등 동부 지방 일대까지 확산돼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노르웨이 대기연구소도 지난 15일 발표한 시뮬레이션 결과 방사성 물질이 오는 18일 한반도 전역을 뒤덮는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17일 기류분석 및 예측정보를 통해 18일 상층바람이 북동쪽으로 흘러감에 따라 방사성 물질이 일본 동쪽으로 확산돼 한반도 쪽으로 이동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독일 기상청이 17일 발표한 시뮬레이션 결과 한반도 상공의 오는 20일 0시 방사능 분포도
 
한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17일 발표한 일일 방사능 측정결과에서 지난 16일 강릉 지역에서 내린 빗물에 섞인 방사능을 채취(16일 오전 10시)해 조사한 결과, 방사성요오드131이 리터당 0.389베크렐 검출됐다고 밝혔다. 기술원은 이러한 빗물과 같은 농도의 물을 하루 2L씩 1년간 마실 경우, 방사선량으로 환산하면 0.0062mSv 정도라고 전했다. 이 선량은 X-ray 1회 촬영과 비교할 때 약 1/20의 수준이다.

주영수 한림대학교 의과대(성심병원 산업의학과장) 교수는 17일 밤 “아직 휴교 조치를 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비를 피하도록 하고, 야외활동을 자제시키는 조치는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비를 피하고, 비에 맞은 우산이나 우피는 반드시 씻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 교수는 “지난 16일 강릉 측정치로 봐서는 권고기준의 100분의 1 수준이지만 내일(18일) 어느 정도 양이 측정되는지도 살펴봐야 하고, (방사성물질의 농도가) 이 정도라 해도 일부러 비를 맞게 해서는 안된다”라며 “기준치(연간 1밀리시버트) 보다 낮은 양이라 해도 인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다만 확률이 낮다는 것일 뿐이므로 최대한 피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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