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이명박 대통령은 신년연설에서 경제와 성장, 일자리, 안보, 복지, 기업, 개발 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국가운영 철학이 경제와 성장에 맞춰져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노무현을 비롯한 역대 대통령들은 신년연설에서 국민들에게 무엇을 말했을까.

키워드 그래프 방식으로 역대 대통령의 신년연설문을 분석한 그래픽 기사가 네티즌들 사이에 확산되면서 연합뉴스 인터랙티브 뉴스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전통적인 기사형태에서 탈피해 사용빈도가 높을수록 단어의 크기가 커지는 시각화 방식을 채택, 한눈에 비교가 가능토록 전달한 것이 뉴스 소비자들의 눈길을 붙잡았다는 평가다. 최근 연합뉴스 뿐만 아니라 메이저 언론을 중심으로 기사를 그래픽화 하는 시도가 활기를 띠면서 새로운 뉴스 전달 방식으로 자리를 잡을지도 주목된다.

역대 대통령의 신년연설 키워드 그래프는 연합뉴스가 편집국과 별도 조직으로 운영하고 있는 ‘미디어랩’ 팀에서 만든 것으로,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에 신년연설문을 입력하면 한글을 형태소별로 인식해 여러 차례 반복되는 단어들의 크기가 크게 나타나도록 설계했다.

   
  ▲ 이명박 대통령의 2011년 신년연설 키워드 그래프. 자료=연합뉴스  
 

그 결과 올해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연설에서 가장 강조된 단어는 경제, 성장, 일자리, 복지, 안보, 개발, 기업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년연설에서 강조했던 경제, 일자리 등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변화, 개혁, 선진, 정치 등의 단어들은 올해에는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거나 사라졌다. 이 대통령이 2011년 국정운영 기조로 정치・개혁보다는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직관적으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역대 대통령과의 신년연설 비교도 손쉬워졌다. 퇴임을 앞둔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8년 신년연설의 키워드는 따뜻, 동포, 넉넉, 참여, 기적, 칭찬, 희망, 건강, 저력 등 긍정적인 단어들을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8년 신년연설 키워드 그래프. 자료=연합뉴스  
 

김대중 전 대통령의 2003년 신년연설에서는 북한과 미국, 한반도, 경제, 평화, 안보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에 대한 단어의 사용빈도가 높았으며, 1998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신년연설에는 경제, 정치, 선거, 발전, 화합 등의 단어가 많이 쓰였다. 신년연설 콘텐츠의 경우 김영삼 전 대통령의 첫 신년연설(1994년)부터 이명박 대통령 집권 4년차 신년연설(2011년)까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인터랙티브 뉴스 전담 조직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해 5월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뉴스서비스를 준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내부에서 형성됐기 때문이다. 보통 이런 조직은 편집국 아래 두기 마련인데 연합뉴스는 사장직속 기구인 뉴미디어위원회 산하에 미디어랩을 뒀다. 여기서 나온 결과물은 편집국을 거치지 않고 바로 임원들에게 보고된다. 미디어랩에는 편집국 기자 2명, 사진 1명, 프로그래머 2명, 디자이너 2명 등 8명이 전담 배치됐다.

미디어랩은 지난 7개월 동안 가장 많이 읽은 기사를 사각형 박스 크기로 노출해주는 ‘트리맵’, 인터넷기사를 신문페이지처럼 넘겨볼 수 있도록 한 ‘패스트플립’, 타임라인과 구글맵 기술을 이용해 이슈를 한눈에 보여주는 ‘타임라인’ 방식 등 뉴스콘텐츠를 시각화해 보여주는 방식을 실험해왔다.

   
  ▲ 구제역 발생 현황도. 자료=연합뉴스  
 

김태한 미디어랩 팀장은 "텍스트에 그래픽요소를 가미해 보기 좋게 만드는 게 인포그래픽이라면 살아있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동하는 프로그램을 구현하는 게 인터랙티브 뉴스"라며 "아직은 실험 단계지만 장기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뉴스콘텐츠는 물론 프로그래밍을 통해 데이터를 시각화해주는 기술을 외부에 판매하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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