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야 꼭 떠라. 휴가 좀 나가자”

북한의 해안포 사격으로 숨진 고 서정우 병장의 미니홈피에 남겨진 글이다. 서 병장은 지난 3일 “ATT도 드디어 끝이다. 3주만 버티다가 13박14일 말년휴가 나가자”는 글을 남겼다.

휴가를 하루 앞둔 22일 “내 군 생활에도 말년에 침대를 써보는 군. 내일 날씨 안 좋다던데 배가 꼭 뜨길 기도한다”는 글에도 말년휴가를 앞둔 서 병장의 간절한 마음이 전해진다.

서 병장은 다음달 6일까지 예정된 병장휴가를 받았으나 인천으로 나가는 여객선을 타지 못했고, 북한의 해안포 사격에 큰 부상을 입고 국군수도병원으로 후송되던 중 숨졌다.

   
  ▲ 고 서정우 병장의 미니홈피.  
 
전역을 한 달 앞두고 사고를 당한 서 병장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서 병장의 미니홈피에는 애도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24일 서 병장의 미니홈피를 다녀간 이는 15만8000명이 넘는다.

한 누리꾼은 “할 수 있는 게 댓글을 다는 것 밖에 없다”며 “전역한지 4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이런 소식을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진다. 꼭 기억 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방명록에 “충성!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자랑스러운 당신이 있어서 우리가 살았습니다. 아무런 고통이 없는 곳에서 편히 쉬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해병대에 입대한지 3달여, 자대배치를 받은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았던 고 문광욱 이병의 미니홈피에도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누리꾼들이 계속 다녀가고 있다.

한 누리꾼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같은 학교 학생이라는 또 다른 누리꾼은 “광욱씨가 좋은 곳에 가길 바라는 학우들이 1학구관 분향소에 많이 모였다”며 “그들의 바람을 듣고 부디 좋은 곳으로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 서정우 병장과 문광욱 이병의 죽음을 애도하는 다음 아고라 추모 서명.  
 
온라인에서는 헌화 물결도 이어지고 있다. 다음 아고라 추모 서명 게시판에는 23일부터 3361명이 글을 통해 헌화했다.

아들이 최전방 GOP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누리꾼은 “한숨과 눈물이 난다”며 “분단된 나라 국민의 서러움인가요? 귀한 우리 젊은 아들들이 피우지 못한 인생은 누가 보상하느냐”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가슴이 미어질 그 부모님들을 위로하며 우리의 두 아들들을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헌화한다”는 글을 남겼다.

북한은 지난 23일 오후 2시 34분께 연평도 부근 해상에 100여발의 해안포를 발사했으며 이중 일부가 연평도 내륙에 떨어져 우리 군과 민가가 피해를 입었다. 현재 우리 군 2명이 사망했고, 1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중 중상자 2명은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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