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 국정감사는 최 위원장이 종합편성채널사용사업자에 낮은 대역의 채널 번호를 주겠다고 시사한 특혜 논란이 가장 큰 이슈였다.

최 위원장은 이날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지상파와 인접한 낮은 대역 채널번호 부여가) 방통위의 권한은 아니지만 행정지도 차원에서 시청자 편익을 위해 효율적인 채널 관리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이 ‘행정지도’의 위법성을 지적하며 반발했고,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위헌 소지로 인해 후폭풍이 불 전망이다.

이 외에 방송분야에서는 지상파텔레비전방송의 디지털 전환 미비 우려, 지상파방송사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의 재송신 다툼, SBS 사회 환원 미이행 논란, 씨앤앰 대주주 ‘먹튀’ 논란, 홈쇼핑채널의 중소기업에 대한 불공정행위 등이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통신분야에서는 통신3사의 마케팅비 가이드라인 22% 불이행, KT의 개인정보 무단사용 및 정액요금제 환급 지연 의혹, 이명박 대통령 친인척의 제4이동통신사업 개입으로 ‘개미 투자자’ 피해 논란, 차기 한국인터넷진흥원장에 이명박 정권 인수위 ‘낙하산’ 사전 내정 의혹, 형태근 방통위원의 부적절한 외부강연이 도마 위에 올랐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은 (주)다스 회장의 사위 전모(44) 씨가 제4이동통신사업에 참여한 후 ‘개미투자자’들이 몰려들어 주식시장에 일대 혼란이 일어난 점을 지적했다. 제4이동통신사업자가 되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의 최대주주는 물론 전 씨가 최근까지 임원으로 근무한 코스닥 기업의 주가가 ‘MB테마주’로 알려지면서 폭등했지만, 이후 급락했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이와 관련해 최 위원장과 청와대의 교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최 위원장은 이를 일축했다.

   
  ▲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문순 민주당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 친인척의 제4이동통신사업 개입으로 ‘개미 투자자’ 피해 논란이 일었다며 최시중 방통위원장을 추궁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천정배 민주당 의원은 현재 공석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에 이명박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 전문위원 출신 인사가 사실상 내정됐으며 청와대와 KT, 인터넷진흥원 사이의 ‘삼각 딜’이 완성될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MB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 출신으로 현재 KT미디어본부장을 맡고 있는 서종렬(52) 전무가 다른 2명의 후보자를 제치고 차기 KISA 원장으로 유력하다는 관련업계의 관측을 추궁한 것이다.

현재 관련업계에서는 서 전무가 KISA 원장으로 가고 서 본부장의 자리에는 청와대 홍보수석실 인사가 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난 7월 김희정 KISA 원장이 청와대 대변인으로 갔기에 KISA-청와대-KT의 ‘삼각 딜’이라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모든 일에는 설왕설래가 있다. 공모기간을 연기하면서까지 그럴 일 있겠나”라며 이를 부인했지만, 천 의원은 “삼각 딜 여부를 지켜보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방통위 상임위원 5명 개인에 관련된 문제로는 형태근 위원의 부적절한 외부 강연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장병완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형 위원은 지난해 14차례, 올해 8월 현재까지 13차례 외부강연을 했고, 2008년 3월 방통위 상임위원 선임 이후 월 평균 100만원씩 모두 2540만원의 강연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형 위원은 지난 4월 27일 롯데홈쇼핑 직원을 대상으로 90분 강연하면서 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방통위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인 롯데홈쇼핑(법인명 우리홈쇼핑)에 대한 재승인건을 심사하고 있었고, 형 위원 강연 열흘 뒤인 5월 7일 재승인건을 의결했다.

장 의원은 “공직자윤리규정 위반이 명백하다”고 몰아붙였다. 전혜숙 민주당 의원도 형 위원의 외부강연이 부적절했다며 질책했다. 이에 형 위원은 “롯데홈쇼핑 강연은 강연 두 달 전에 약속된 것으로 (재승인과 관계없이) 모바일오피스와 스마트폰 관련 내용이었다”고 답했으나 질책이 이어지자 “신중히 처신하겠다”고 자세를 굽혔다. 최 위원장 역시 “(형 위원이)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방통위 국정감사는 자정이 다 된 밤 11시54분에 끝났다. 확인감사는 21일 국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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