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국방장관이 4월 30일 국회 국방위에서 천안함 재질과는 다른 알루미늄 파편이 발견돼 조사 중이라고 밝힘에 따라 어뢰 파편인지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어뢰는 보통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스모킹 건(smoking gun·결정적 증거)'이 나온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기뢰는 보통 철로 구성돼 있다."(조선일보 5월1일자 5면)

1일자 신문들이 전날 김태영 국방장관의 발언으로 '어뢰 공격설'을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군사전문기자를 각각 보유한 조선일보-중앙일보-국민일보, 그리고 한국일보의 시각은 조금씩 다르다.

조선일보는 5면 머리기사 <중국제? 러시아제? 파편분석 하면 나와>에서 "군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당초 어뢰라면 수중에서 폭발했을 가능성이 커 파편이 천안함 안에 남아 있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었다"며,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4개의 알루미늄 파편은 인양된 함수 및 함미 절단면 부근에서 발견된 것으로 안다"는 한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조선일보는 "전문가들은 어뢰가 폭발해 산산이 부서졌더라도 폭발물을 제외한 앞부분의 센서를 감싸고 있던 알루미늄 합금 일부나 프로펠러 부분 파편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며 "예상 밖으로 천안함 함수나 함미 절단면 부근에서 어뢰 파편이 발견됐다면 어뢰 앞부분에 있는 센서 파편 등이 어뢰 폭발 후 충격파와 해수가 천안함 배 밑바닥을 때려 함체(艦體)를 뚫고 들어갔을 때 휩쓸려 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했다.

   
  ▲ 조선일보 5월1일자 5면.  
 
조선일보는 이어 "X선 회절, 중성자 회절 분석 등을 사용하면 발견된 알루미늄 합금의 제조 국가를 구별할 수 있다"는 국책연구소 한 연구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다른 신문과 다른 점은 다음 대목이다.

조선일보는 "발견된 알루미늄 합금이 서방 국가 제품으로 판명 나더라도 북한과의 연계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북한은 이미 지난 2003년 우라늄 농축시설 제작에 필요한 알루미늄 합금을 독일 회사에서 수입하려다 적발된 적이 있다"고 했다.

이어 "군 당국은 북한이 보유한 중어뢰 중 상당수가 중국제와 구소련제인 어(U)-3G, TYPE 53-59, TYPE 53-56, ET-80A 등이어서 천안함 침몰현장에서 중국이나 러시아제 알루미늄 파편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또 이란과의 군사 커넥션에 의해 이란제 신형 어뢰가 사용돼 이란제 합금 파편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 한국일보 5월1일자 4면.  
 
그러나 조선일보는 "합동조사단은 파편 분석과 별도로 폭발원인을 밝혀줄 또 다른 증거인 선체 절단면과 파편 등에 대한 화약흔 검사를 실시했지만 현재까지는 화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상태"라며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반면 한국일보는 4면 기사 <기뢰는 철로 제조…어뢰 공격 무게>에서 "파편이 천안함 재질과 다르다고 해서 북한의 소행이라고 예단하기에는 한계가 많다"며 "다른 배의 파편일 수도 있고, 어뢰의 정체를 밝힌다고 해도 북한이 주변국으로부터 수입한 경우 유통 경로를 입증하는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인지 중앙일보는 "북한과 이란, 중국, 러시아 등의 어뢰나 사출형 기뢰를 수집해 재질분석에 들어가야 한다는 지적"이라며 "동맹국과 우방국의 정보 협조가 절실하게 된 셈"이라고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관련기사 제목을 <북 소행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 확보 급류 타나>로 제목을 뽑았지만, 기사 내에는 북한 소행을 의심하는 대목이 없다.

   
  ▲ 중앙일보 5월1일자 4면.  
 
   
  ▲ 국민일보 5월1일자 5면.  
 
다만 "공산권에서는 주로 중국산 알루미늄이나 일본산 알루미늄을 수입해 사용하고 러시아제는 중앙아시아산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1980년대 중국에서 개발되어 북한이 수입한 음향어뢰 'YU-3G'도 재질이 알루미늄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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