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초계함 천안함(1200t급) 침몰 사건과 관련해 언론의 속보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천안함은 지난 26일 밤 9시45분께 서해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경비 활동 중 선체 아래 쪽에 구멍이 뚫려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함에는 104명이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58명이 구조됐으며, 현장에서는 계속 구조작업을 벌이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은 진상규명도 중요하지만 우리 군의 인명구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군과 관련된 일이고 인명 피해가 예상되는 사건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건의 발생 원인 규명과 인명 구조이다. 청와대와 국방부 등 관계 기관들은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분주하고 움직였고, 언론도 이러한 움직임을 전하고 있다.

   
  ▲ ⓒ조선닷컴  
 
   
  ▲ ⓒ동아닷컴  
 
문제는 일부 언론의 경우 확인되지 않는 정보를 섣불리 보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요 포털사이트에는 [긴급] 또는 [속보]라는 타이틀을 단 언론 기사가 실리고 있다. 이번 사건과 북한 연계여부는 굉장히 중요한 사실관계 파악 대상이다.

북한이 연계된 것으로 확인된다면 대형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역으로 북한이 연계된 것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이 섣불리 보도한다면 국민적인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언론의 냉철하고 신중한 보도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27일 오전 1시27분 현재 조선닷컴과 동아닷컴에 실린 관련 기사는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인다. 조선일보는 <해군 ‘천안함’ 침몰…청와대 “북 공격 가능성 낮아”>라는 제목의 기사를 메인화면 첫머리로 올렸다.

반면 동아일보는 <[속보] “해군 함정, 침몰 중…북쪽 향해 엄호사격">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첫머리로 올렸고 <초계함 선미에 구멍, 공격 받았을 가능성>이라는 부제목을 달았다. 동아일보 보도는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극적인 내용이 담겼다.

반면 조선일보는 팩트 전달에 충실하면서 신중한 기사 전달에 초점을 맞췄다. 북한이 연계돼 있을지, 천안함 내부 문제인지, 다른 문제인지는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언론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속보 경쟁을 통해 전하기보다는 더욱 신중하고 냉철한 접근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한편,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중간 브리핑을 통해 "사고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북한이 했다고 단정을 못하고 있다. 빠른 시간내 원인 규명을 해서 원인이 확인되면 거기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다. 원인규명 하려면 날이 밝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