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청와대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이 27일 KBS 토론에서 "4대 강(사업)은 오해가 많이 되고 있다. 친서민 정책이라고 보셔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정권 2년 간 양극화가 줄어들었고 세종시 수정안도 민생을 위한 것이라며 '친서민'을 강조했다.

그러나 패널들은 4대강 사업 등으로 복지 예산이 줄어들고, 세종시 수정안 등으로 갈등이 불거졌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여론조사 결과도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을 현 정부의 잘못된 국정 운영으로 꼽아, 청와대쪽의 입장과 달랐다. 

"(4대강 사업은)수돗물 안전하게 하는 서민 정책"

   
  ▲ 박재완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이 27일 밤 KBS특별기획 국민대토론 <이명박 정부 2년, 성과와 과제는?>에 참석했다. 이날 패널엔 박 수석 이외에도 김종인국회의장 직속 헌법연구자문위원장, 김광두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홍성걸 국민대 행정대학원장, 손혁재 한국NGO학회 회장이 참석했다. ⓒ노컷뉴스  
 

박재완 국정기획 수석은 이날 밤 KBS특별기획 국민대토론 <이명박 정부 2년, 성과와 과제는?>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강남·분당 같은 곳엔 홍수 피해가 안 난다. 단독주택 서민들이 피해를 본다"면서 "4대강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면 홍수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박재완 수석은 또 "생수 사 먹지 않고 물을 깨끗하게 만드는 것만큼의 서민 정책이 있나"며 "(현재)일반 서민들은 수돗물을 끓여 드시거나 약수를 드시고 있는데 (4대강 사업으로)수돗물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만큼의 서민 정책이 있나"고 거듭 강조다. 그는 "4대강 사업(예산을) 줄이고 서민 복지 예산을 만들겠다는 것은 탁상공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수석은 세종시 문제에 대해선 "일자리·민생 문제"라며 "대덕 단지 세종시에 과학벨트를 만들고 기초과학을 육성해야 먹을거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또 지난 2년간의 민생에 대해선 "양극화가 심화 됐다고 보지 않는다. 누그러지는 추세"라면서 "실업 문제도 취업자수 증가를 보면 OECD 국가 중 제일 높고, 실업률도 가장 낮다"고 주장했다.

빈곤문제연구소장 "MB, 4대강 토목 건설로 민생 못 챙겨"

반면, KBS 토론에 참석한 패널 등 참석자들은 4대강·세종시 관련 박 수석의 입장을 반박하며 '친서민' 정책의 허위를 짚었다.

   
  ▲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KBS  
 
이필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4대강 사업에 대해 '잘했다, 경제 살리는 것'이라고 하지만 다른 예산인 복지 예산이 위축됐다"며 "세종시의 행정 비효율을 얘기하지만 국토 균형 개발 과제가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류정순 한국빈곤문제연구소 소장은 '시민 패널'로 참석해 "빈부격차 해소, 빈곤의 해결은 한국 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의 정책적 과제"라며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는 부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을 하고 4대강 사업처럼 토목 건설하느라고 민생을 상대적으로 챙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종인 국회의장 직속 헌법연구자문위원장은 "(정부는)4대강 사업에 (국민)60~70%가 반대하는데 무조건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 대통령)본인의 임기 내 (공사를)다 마쳐야 하는 이유가 어디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이필상 교수 "MB, 정치는 없고 통치만 있다"

이처럼 패널들이 4대강·세종시 사업에 대해 호된 비판을 한 것은 이 대통령의 '불통'에 대한 문제 제기로 분석된다. 이들은 여론 지지율을 믿고 일방통행식 정치를 하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 김종인 국회의장 직속 헌법연구자문위원장. ⓒKBS  
 
이필상 교수는 "이명박 리더십에서 반성해야 할 것은 야당과 반대 세력을 국정운영에서 배제한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친이·친박으로 나눴고, 더 나아가 핵심 요직에 측근인사만 내세워 기업 회장처럼 국가 운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지자들의 결집으로 (이 대통령의)지지율이 올라간 것"이라며 "지지율이 높은데 만족할 게 아니라 리더십을 바꾸어야 한다. '정치는 없고 통치만 있다'는 말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최근 나타나는 현상을 보면 여당 의원도 청와대 참모도 대통령만 보고 있으니 대통령을 미화시킬 수밖에 없다"면서 "그것이 오늘날 한국 사회가 선진국 들지 못 하는 이유"라고 여권을 겨냥했다.

김 위원장은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을 예로 들며 "과거에 국민 의사를 못 듣고 다 무너졌다"면서 "여론 조사로 나타나는 것만 믿으면 실패한다. 우리 사회의 변화를 직시해라"고 경고했다.

지난 2년 국정운영의 잘못? 1위는 '4대강' 2위는 '세종시'

   
  ▲ ⓒKBS  
 

   
  ▲ ⓒKBS  
 

 

 

 

 

 

 

 

 

김광두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도 "(미)쇠고기 문제 있을 때 이 대통령은 '국민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잘 살펴봐야 하는데 안 살펴봤다'고 말했는데, 지금도 똑같이 안 살펴보고 있다"며 "갈등 구조가 엄청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반성해야 한다. (지지율이)40% 이상은 나오니까 좋은 성적이라고 하지만, 김연아 효과가 일부 포함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 따르면 KBS 방송문화연구소·(주)동서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 지난 2년 국정운영에서 잘못한 점 1위는 '4대강 사업실시'(19.3%)였고, 2위는 '세종시 수정추진'(13.4%)이었다. 국정운영에서 보완할 점은 '국민의견 수렴' (43.6%), '갈등조정'(22.8%), '포용력'(18.7%) 등의 순서로 나왔다.

이번 조사는 지난 24~25일까지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한 결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이며 응답률은 16.5%였다. 

KBS는 이날 150분의 토론에서 '리더십과 국정운영', '경제위기 대응과 서민대책', '남북관계와 외교안보' 등 세 가지 주제를 다뤘고 이중 경제 분야가 주로 논의됐다. 그러나 MBC '낙하산 사장' 논란 등 언론 문제 그리고 교육·문화·사법 등의 사안은 토론 주제로 다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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