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와 밥을 나눠와 '밥퍼' 목사로 불린 최일도 다일공동체 대표가 24일 "한국교회의 문제들은 사실은 꾸준히 참사랑을 실천한 교회 때문이 아니라 일부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는 중대형 교회들로부터 생기는 문제"라며 "우리 스스로 자성하고 성찰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일도 목사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매년 이어지는 교단의 총회장 선거라든지 연합기관 단체장선거 소식을 들을 때마다 이런 부정적 이미지 극복을 위해서 우리가 해야 될 일이 분명 있다고 생각했다"며 "'교회 지도자 분들이 스스로 기득권을 포기하고 낮은 곳에 직접 내려가는 일들을 과감하게 잘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고 말했다. 

최일도 목사는 '요즘 보면 기독교,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사회에 만연하다'는 앵커의 지적에 "교회가 102년 전에는 한국사회에 선구자 역할을 해오다가 지금은 오히려 교회 수가 많아지고 성도가 많아졌지만 선구자는 고사하고 사회로부터 신뢰받지 못하고 있다"며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한국 교회의 현실에 대해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 최일도 목사(맨왼쪽). ⓒ노컷뉴스  
 

최일도 목사는 최근 영국 윌리엄 왕자가 노숙자와 하룻밤을 보낸 것을 두고 "그 이야기를 듣고 우리 한국 교회 지도자들의 솔선수범이 아쉬웠다"며 "자기를 비우고 기득권을 포기하고 참사랑을 실천하려고 하는 부분에 있어서 '교회가 있어서 참 따뜻했다', '과연 다르네'라는 말을 (교회를)믿지 않는 불신자들에게서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일도 목사는 올해도 성탄절에 청량리 이면도로에서 성탄 예배를 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목사는 "(지난 1988년)세 사람이 시작한 게 지금 3천여 명이 모이는 모임이 됐다. 노숙자, 행려자, 무의탁 노인들만 2500여 명 이상이 오신다"며 "매년 노숙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길바닥에 누워보지 않고는 모른다'는 생각에 노숙 체험을 20여 년째 계속 해왔다"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아직도 예배당과 성당 문턱이 높다고 여겨서 가볼 엄두도 못내는 사람도 많고, '설령 가봐야 사람 취급 안 한다', '돈 한 푼 줘서 내보내려고 한다'고 말하는 이 땅의 사회적 약자, 소수자들이 참 많이 있다"며 "이분들이 있는 거리에 우리가 내려가서 그곳에서 만나서 예배드리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예수님이 낮은 곳에 오신 것처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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