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동땅은 MB 소유" 이미 16년전 신문에서 폭로
"도곡동땅은 MB 소유" 이미 16년전 신문에서 폭로
검찰·특검 조사 끝났지만 언론 다시 '의혹의 시선'

“국회의원 재산공개에서 총재산이 62억 3240만 원이라고 신고한 민자당 이명박 의원(52·전국구)이 85년 현대건설 사장 재직 때 구입한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시가 150억 원 상당의 땅을 처남 명의로 은닉한 사실이 26일 밝혀져 이번 재산공개에서 고의로 누락시켰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세계일보는 지난 1993년 3월27일자 3면에 <이명박 의원 150억대 땅 은닉>이라는 기사를 대문짝만하게 실었다. 이명박 대통령과 도곡동 땅을 둘러싼 네버엔딩 스토리는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기사의 핵심은 민자당 전국구 국회의원이던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 도곡동 땅을 처남(김재정씨) 명의로 은닉했다는 의혹이다. 세계일보는 “85년부터 강남구 도곡동 165일대 현대체육관 인근 나대지 1천3백13평을 개인적으로 구입, 부인 김윤옥씨(46)의 동생 재정씨(44·우방토건대표·강남구 논현동35) 명의로 등기해 놓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세계일보 등 당시 언론보도로 이명박 당시 의원은 부도덕한 정치인이라는 입방아에 올랐다. 16년 전 언론 폭로는 그의 정치생명을 위협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는 16년 후 대한민국 대통령 자리를 지키고 있다.

   
  ▲ 세계일보 1993년 3월27일자 3면.  
 
도곡동 땅을 둘러싼 의혹이 말끔히 가신 것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도곡동 땅 문제 때문에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16년 전 부도덕한 정치인으로 낙인 찍혔던 ‘원죄’ 때문인지 그의 해명에도 의혹의 시선은 가라앉지 않았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도곡동 땅은 이명박 대통령 큰형인 이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 공동 명의 부동산이었고, 1985년 사서 1995년 포스코개발(현 포스코건설)에 팔았다. 시세차익만 247억 원으로 엄청난 부를 안겨준 강남의 금싸라기 땅이다.

지난 대선 당시 야당은 도곡동 땅은 이명박 대통령의 차명 재산이라는 93년 언론 보도를 근거로 재산을 둘러싼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는 정치권을 뒤흔들 메가톤급 사건으로 다가왔다.

조선일보는 지난 2007년 8월14일자 1면에 <“도곡동 땅 이상은씨 지분 제3자의 소유로 보인다”>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검찰은 8월13일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제3자’가 누구인지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명박 당시 대선후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대선 구도는 출렁거렸다. 검찰이 밝혔던 제3자의 실체를 둘러싼 논란은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흐지부지됐다.

검찰은 대선을 14일 앞둔 2007년 12월5일 애매모호한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검찰은 도곡동 땅 토지 매각 대금 사용처를 추적한 결과 95년 7억9200만원, 2000년 10억원이 ㈜다스로 들어갔다고 밝혔다.

㈜다스는 이명박 대통령의 차명소유 회사라는 의혹이 일었던 업체이다. 하지만 검찰은 “다스 9년치 회계장부 검토하고 자금 흐름 면밀히 추적하는 등 노력했으나 이명박 후보 것이란 증거 발견 못했다”고 밝혔다.

   
  ▲ 이명박 대통령.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당선자 시절에 특검 수사를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검찰의 ‘제3자 소유’라는 주장을 뒤집었다. 특검은 지난해 2월21일 발표해서 “이명박 당선인의 맏형 상은씨 명의의 서울 도곡동 땅 지분과 관련해서는 매입 당시 이씨의 자금력이 소명되고 이 땅이 이 당선인의 처남 김재정씨와 공동 목적으로 관리ㆍ사용됐으며 매각 이후에도 대금이 공동 관리되다 균등 분배된 뒤 각자 사용한 사실이 확인돼 상은씨 소유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검찰과 특검 조사는 도곡동 땅을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이후 도곡동 땅 의혹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2009년 11월 안원구 국세청 국장의 녹취록이 나오면서 다시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은 ‘도곡동 악연’이 재연되는 상황을 맞아 진화에 나섰다. 장광근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27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몽상가적 소설수준의 이야기”이라며 “상식을 벗어난 망상적 언동들을 여과 없이 증폭시켜서 흘리는 것은 자제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곡동 땅을 둘러싼 ‘진실’은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잘 알고 있겠지만, 대통령 해명이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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