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누군가는 이 신문을 이불로 써야 합니다.(영남일보 3월7일자 14∼15면 전면광고)' 영남일보의 따뜻한 마음씨와 과감한 결단이 인정받았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위원장 조성호)는 25일 2009지역신문컨퍼런스 대상에 영남일보의 '비영리 공익광고 게재를 통한 지역사회 기여방안'을 선정, 시상했다. 언론이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을 높이 평가한 결과다.

대전시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날 컨퍼런스에서 백승운 영남일보 기자(주말섹션팀장)는 아트디렉터 이제석(27)씨와 손잡고 진행한 비영리공익광고 캠페인의 성과를 밝혔다. 백 기자는 "기사로만 지역의 아젠다를 발굴하고 여론을 주도해나가는 신문의 고정된 접근방법에서 벗어나 임팩트한 이미지로 지역의 이슈와 여론을 주도하는 '비주얼 뉴스'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 '오늘밤 누군가는 이 신문을 이불로 써야 합니다.' 영남일보 3월7일자 14,15면.  
 
백 기자는 이씨와 의기투합해 올해 3월부터 비영리공익광고를 영남일보 지면에 담았다. 이씨는 지난해 11월19일 뉴욕타임스 11면 전면에 실린 공익광고를 만들어 화제가 된 인물로 세계 3대 광고제중 하나인 뉴욕 원쇼페스티벌 그랑프리, 광고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클리오어워드 동상, 미국광고협회 애드어워드 금상 등 1년여만에 해외 광고공모전에서 40여 차례 입상한 '광고 천재'다.

영남일보는 적십자 대구지사와 함께 한 3월의 '이불신문'을 시작으로 4월 '한 그루의 나무도 소중히'(대구환경운동연합), 5월 '지구가 녹고 있습니다'(대구환경운동연합), 6월 '하루 한끼를 겨우 먹는 홀몸 어르신들과 소년소녀가장이 있습니다'(대구푸드뱅크), 7월 '백 원이 모여 일억이 되었습니다'(월드비전 대구지사), 7월 '연장이 아닌 연필을 쥐어 주세요'(월드비전 대구지사) 등의 전면광고를 월 6∼8회 반복해 실었다.

   
  ▲ '한그루의 나무도 소중히'. 영남일보 4월15일자 9면.  
 
   
  ▲ '누군가에게는 이 계단이 히말라야산맥과도 같습니다.' 이제석씨가 작업한 이 계단은 실제 뉴욕에 있다고 한다. 영남일보 8월31일자 20면.  
 
이 캠페인은 8월 '누군가에게는 이 계단이 히말라야산맥과도 같습니다'(대구환경운동연합), 8월 '한해 대기오염으로 6만 명이 사망합니다'(대구DPI), 9월 '편견의 눈으로는 재능을 볼 수 없습니다'(대구DPI), 10월 '호킹 전파사'(대구DPI) 등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 캠페인은 지역사회는 물론 블로거들의 입소문으로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세금인 줄 알고 꼬박 꼬박 내다 몇 년 전부터 끊었던 적십자 회비를 '이불신문'을 본 이후 그 날 당장 내고 왔다는 주부부터, 푸드뱅크에 음식 나눔 행렬이 이어지는 등 아름다운 파장을 낳고 있다. 독자들의 격려전화도 편집국에 쇄도하고 있다.

기발한 상상력을 선보이고 있는 이씨는 "뉴욕도 좋고 서울도 좋지만 내가 자란 땅 대구에서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첫 회에 1개 면이냐 양면이냐를 놓고 고민했는데 영남일보 쪽에서 파격적으로 양면을 주기에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영남일보 쪽에서) 잘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은 것"이라며 "영남일보에 감사한다"고 겸손을 표했다. 백 기자는 이씨의 '의리'를 강조하며 변변히 사례하지 못한 데 대해 미안함을 전했다.

   
  ▲ '세계적인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한국에서 태어났더라면 그가 과연 스티븐 호킹일 수 있었을까요?' 영남일보 10월22일자 18면.  
 
한편 지역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며 광고지면을 무료로 내놓은 영남일보의 의지는 삼성전자, 계명대학교 등이 협찬에 참여해 경영적인 측면으로도 보상받고 있다. 영남일보는 비영리공익광고를 모아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책과 신문 중간쯤의 출판물로 선보인 뒤, 전시회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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