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주간지 <한겨레21>이 23일 발매된 787호에서 올해 3/4분기 발행부수가 주당 6만9408부라고 공개했다.

<한겨레21> 박용현 편집장은 편집장의 편지 ‘만리재에서-발행부수를 공개합니다’에서 “지난 11월18일 <한겨레21>은 실제 발행부수를 공개적으로 검증받는 한국ABC협회에 가입했다”며 ‘창간 이후 <한겨레21>의 발행부수 변화 추이’도 공개했다. <진보언론 길을 묻다>라는 제목의 기획 기사를 게재하면서 <한겨레21>의 발행부수를 처음 공개한 것이다.

<한겨레21>이 공개한 ‘연도별 주당 평균 발행부수 추이’ 그래프를 보면, 지난 1994년 창간 이후 96년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주당 10만부가 훨씬 넘었던 <한겨레21>은 이후 2002년까지 지속적으로 줄어 7만부 가량으로 떨어진다. 2003년 다시 약간 오름세를 기록하던 <한겨레21>은 다시 2006년 6만부 남짓으로 줄었다가 올해까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겨레21>은 이 그래프에서 만부 단위 미만의 구체적인 연도별 발행부수는 공개하지는 않았다.

   
  ▲ <한겨레21>이 23일 787호에서 공개한 연도별 주당 평균 발행부수 추이.  
 
박 편집장은 <한겨레21>에 게재한 글에서 발행부수 추이 그래프에 대해 아래와 같이 분석한다.

“그래프에 보이는 곡선은 어찌 보면 참 에로틱하다. 한국의 독자 대중이 진보적 시사주간지에 보내온 애정의 곡선이기 때문이다. 창간 직후 급상승하던 곡선은 1990년대 말부터 급격히 낮아진다. 혹자는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활성화한 시기와 겹친다고 해석하고, 혹자는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정권의 등장과 연관을 짓는다. 두 가지 모두 핵심과 닿아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매체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진보적 담론에 대 수요의 변화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 애정의 곡선이 결코 끊기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입꼬리를 살짝 치켜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아름다운 미소이면서 단호한 표정 같기도 하다. 이 또한 핵심과 닿아 있을 것이다. 오늘도 그 뜻을 곱씹고 있다.”

박 편집장은 이어 “전세계 언론시장의 현실은 권력, 그 가운데서도 자본권력에 의한 언론 장악이 나날이 확장되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면서도 “하지만 <한겨레21>은 희망을 놓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올해 광고수익과 판매수익의 비율을 30.8% 대 69.2%로 낮췄기 때문이다. <한겨레21>은 지난 2003년 광고와 판매 수입 비중이 42% 대 58%로 광고 비중이 높아졌으나 이후 광고 비중을 줄여왔다. 현재 현재 일간신문의 광고수익과 구독수익 비율 평균은 80대 20 정도이며, 발행부수가 적은 신문일수록 광고수익 비율이 더 높은 게 현실이다.   

박 편집장은 “시민으로서 그 사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고 그 사회를 빚어가는 데 참여하도록 하는 게 언론의 역할이라면, 그런 언론을 만들어감으로써 그 사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고 그 사회를 빚어가는 데 참여하는 게 시민의 역할이 아닐까"라며 시민들의 구독 참여 등을 당부했다.

   
  ▲ <한겨레21>이 23일 공개한 광고 대 수입 비중  
 
한편, <한겨레21>은 이번 기획에서 <진보언론, 희망의 길을 묻다> <한국방송 차기 사장 김인규씨 임명 제청> <조․중․동 종편 진출 딜레마> <유럽 진보매체의 희망 찾기> 등의 기사와 최진봉 미국 텍사스주립대 저널리즘스쿨 교수의 <미국의  언론시장 장악한 ‘공룡 미디어’>, 시사평론가 김종배․최영묵 성공회대 교수․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전규찬 공공미디어연구소 이사장들이 제안하는 ‘<한겨레21>을 비롯한 진보적 시사주간지의 미래전략’ 등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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