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KBS 사장 후보로 김인규 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이 임명제청되자 언론계가 들썩이고 있다.

미디어행동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이명박 특보 사장 선출 원천무효 기자회견'을 열어 김 회장의 KBS 사장 임명제청을 막아내기 위해 바람을 맞고서라도 싸워야 한다고 KBS인들의 투쟁을 촉구했다.

노영란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운영위원장은 김 회장의 KBS 사장 제청에 대해 "사장으로 결정된 대선 (MB) 특보였던 김인규 후보가 대통령의 사람, 실세중의 실세가 맞나보다"라면서도 "이런 지위를 가진 사람이 KBS에 와서 1년간 무너진 KBS의 정체성을 시청자 입장에서 회복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언론계 이명박특보 김인규사장 무효 촉구

노 위원장은 "지난해 임기가 보장된 사장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오려다 낙하산 전력이 문제돼 스스로 물러나놓고 이제와서 왜 다시 KBS 사장에 나서려 하느냐"고 덧붙였다. 노 위원장은 이어 KBS 노조에 대해 "규모도 작고 수신료도 받지 않는 YTN조차 낙하산 사장을 몰아내기 위해 긴 시간을 싸웠다"며 "KBS가 YTN만도 못한 투쟁을 전개해 공영방송의 후퇴를 초래한다면 시청자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임을 명심하고 열심히 투쟁하기를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유원일 창조한국당 의원도 "지난해 여름 내내 이명박 정권의 정연주 해임에 대한 무효를 외친지 1년이 지난 지금 KBS는 완전히 망가졌고, 정치인 출신 사장이 KBS 사장으로 왔다"며 "정치인 출신이 어떻게 공영방송을 할 수 있느냐, 그 사람이 지지한 정당히 공정한 정당이긴 하냐"고 개탄했다.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민주주의의 후퇴와 훼손을 가져오고, 비정규직을 내쫓는 정치와 사회, 언론이 계속되는 한 바람을 맞고 싸울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KBS 노조에 대한 기억을 꺼내들며 단결을 강조했다.

이수호 "작년 KBS 노조 기자회견방해 기억 쓰라려"

"지난 해 여기 나와서 기자회견을 하려 할 때 KBS 노조가 더 큰 확성기와 다른 주장을 하면서 우리의 회견을 방해한 쓰라린 기억이 있다. 너무나 큰 상처였다. 노노간 갈등, 단결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큰 아픔이다. 하지만 오늘은 KBS 노조와도 같이 어깨걸고 이 자리에 섰다."
 
이 위원은 KBS 비정규직 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KBS계약직지부)의 이병순 반대투쟁과 관련해 "KBS가 해고한 비정규직 노조가 이병순 사장의 재임명을 저지하기 위해 벌인 투쟁, 결국 이병순 사장을 낙마시킨 성과는 높이 평가해야 한다"며 "아무도 문제제기 하지 않고, 폼만 잡으면 그냥 가게 돼있지만 힘은 없어도 아니라고 외치고 두눈 부릅뜨고 결기갖고 싸울 때 영향을 받게 돼있다"고 평가했다.

이 위원은 이어 "김인규 (제청자)도 이런 마음으로 저지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그는 이명박의 언론특보이자 (방송장악의) 몸통이며, 이에 비하면 이병순 (사장) 따위는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경계했다.

이근행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은 "KBS 노조가 정권에 맞선 싸움의 핵심주체로 나서 싸우게 될 긴 시간을 생각하면 걱정되고 착잡하기도 하다"면서도 "하지만 미디어악법 저지와 YTN 낙하산 저지 투쟁하는데 1년 반이 걸렸는데 시간 금방 간다"고 독려했다.

이근행 "정당한 싸움 시간 금방가, 함께 싸울 것"

이 본부장은 "KBS 노동자의 싸움은 너무나 정당하기 때문에 △낙하산 사장을 저지하고 △공영방송을 지키며 △권력의 심장부에 비수를 꽂는 일을 위해 우리 모두 함께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덕재 KBS PD협회장은 "이번 사장선임 과정에서 KBS노조를 비롯한 구성원들은 정치독립적 사장 선임을 위해 노력했으나 사추위는 껍데기에 그쳤고, 이사회는 거수기로 전락했다"며 "특별다수제와 공개면접도 도입되지 않았고, 밀실이사회를 통해 언론특보 김인규를 낙하산 태워 다시 내려보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우리 KBS 인들은 낙하산에 맞서 끝가지 싸울 것"이라며 "역사는 우리 편이고,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을 물리치기 위해 열심히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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