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노종면)는 9일 선임된 배석규 사장에 대해 "결코 YTN에서 떳떳한 사장으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며 배석규 사장과의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YTN 노조는 오는 12일 오전 8시 공정한 방식으로 사장을 선임하겠다고 약속한 대주주와 날치기로 사장을 선임한 이사회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YTN 노조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어 "MB 특보를 사장으로 날치기 선임했던 YTN의 대주주와 이사회가 또 한 번 날치기 본능을 발휘해 '얼치기 사장'을 만들었다"며 "대주주와 이사들이 스스로의 판단으로 배 사장 선임을 강행했으리라 보지 않는다. 분명히 배후는 권력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날치기 사장 선임의 배후를 밝혀 국회를 기만하고 국민과의 약속을 무시한 채 언론사 사장 자리를 쥐락펴락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YTN 최대주주인 한전KDN 전도봉 사장이 지난 7일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투명한 절차를 거쳐 새 사장이 임명돼 YTN 노사 갈등이 해결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당부에 긍정적인 답을 한 지 하루 만에 이사회를 소집해 다음날 배 사장직무대행을 사장으로 결정한 것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배석규 신임 사장의 선임은 노조에 강경책으로 일관해 온 것과 관련, 정권이 배사장을 신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YTN 안팎에서는 배 신임 사장과 정권과의 유착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내부 관계자는 "배 사장직대 선임 뒤 내려진 조치들은 대행으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수준의 것"이라며 "정부의 지시 없이는 불가능 하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내부 구성원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조치를 강행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대주주가 국정감사에 나와서 공정하게 선임하겠다고 말한 지 이틀 만에 이사들이 만장일치로 일사분란하게 배 사장직대를 사장으로 결정한 것은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한 것"이라며 "사원들이 우려한 최악의 상황이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배 사장직무대행이 차기 사장으로 낙점을 받기 위해 인사와 징계 등의 강경책으로 노조를 압박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 사장직대는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 일주일 만에 YTN 보도국원 선거를 거쳐 선임된 보도국장을 일방적으로 교체하고, <돌발영상> 임장혁 기자에 대기발령을 냈다. 노조 활동에 적극적이던 앵커와 조합원을 타부서와 지역국으로 보내 내부의 거센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이에 노조는 배 사장직대의 거듭된 강경 조치를 규탄하며 불신임투표를 실시, 조합원 중 92.8%(재적인원 410명 중 277명이 투표)의 반대를 끌어내기도 했다.  이후 배 사장직대는 해직자들의 회사 출입을 통제하면서 노사 관계는 극으로 치달았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는 어차피 사장 공모 절차를 밟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선임을 빨리 결정한 것뿐"이라며 "노조가 이사회 개최를 막을 우려가 있어 비밀리에 소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사장은 이날 오후 실국장회의를 열었으며, 12일 오전 8시30분 확대간부회의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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